다음세대 위해 모든 노력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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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 ] <우리교회>사역의 균형이 잡힌 교회, 대구칠곡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1월 13일(수) 08:40
   
 

대구 북구는 30~40분 거리에 구미공단이 위치한 전형적인 베드타운입니다.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고 있죠. 최근에 개발된 곳이라 학교가 많습니다. 초등학교가 21곳,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7곳 있죠. 이 지역적 특징을 최대한 살려 교회학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위해 지난해 12월 18일 대구칠곡교회에서 만난 담임 오세원 목사는 수첩을 확인하지 않고도 인근 지역의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숫자를 정확하게 외우고 있었다.
 
총 교인의 재적이 4500여 명인 대구칠곡교회의 교회학교 재적 인원은 1000여 명이다. 다음세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교회 안의 다음세대의 숫자는 해가 갈수록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대구칠곡교회의 교회학교 성장은 한국교회가 눈여겨봐야 할 사례가 되고 있다. 대구칠곡교회는 오 목사가 1998년 2월 부임한 이후 교인수는 3배, 예산은 4배 정도 증가했으며, 교회학교 학생들의 수도 함께 성장했다.
 
"지역이 개발되고, 학교도 많이 들어섰기 때문에 교인이 증가하고 교회학교도 자연스럽게 불어났다"고 말하는 오 목사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었기에 그의 이야기를 계속 이끌어내야 했다.
 
"사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교회학교에서 전도대를 조직해 요즘도 계속 학교 앞으로 나가 전도를 합니다. 쉽지 않죠. 경찰에 고발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어요. 그래도 계속합니다. 한국교회가 이구동성으로 교회학교를 살려야 한다고 얘기 하는데 솔직히 잘 안되잖아요. 우리도 어렵지만 끝까지 노력해보는거예요. 다행히 이곳은 개발지역이라 학교가 많아 전도 대상자가 많습니다."

▲ 담임 오세원 목사


 
오 목사는 교회학교 학생들의 문제를 단순히 개교회 차원에서 생각하지 않고 교단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환원해 보다 크게 고민하고 있었다.
 
"우리 교단 교회들의 1인당 교회학교 교육비를 계산해보면 1년에 16만원 정도입니다. 서울강남노회는 가장 많아서 40만원 나오더라구요. 우리교회는 20만원선입니다. 제일 적은 노회는 8만원도 있어요. 교회학교를 부흥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산도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예산 배정할 때 교회학교에 과감하게 투자해서 교회학교를 살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잘 실행을 안하죠. 우리 교회가 이 숫자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관심과 예산 투자 때문입니다."
 
오 목사는 고등학교 졸업 후 청년이 되는 과정에서 교회를 떠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 끝에 청년부 독립예산제라는 과감한 결정을 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칠곡교회에서 매년 졸업하는 고등학생은 30~40명 수준. 이들 중 청년부에 남아 활동하는 인원은 20명 정도다. 오 목사는 250여 명이 출석하는 청년부 활성화를 위해서 부임하자마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청년부 독립 예산제다. 청년부가 자체적으로 쓰는 예산이 1억5천이라는 적지 않은 액수임에도 대구칠곡교회는 청년부에서 자체적으로 선교하고 사업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한국교회에서 1억 예산이 안되는 교회가 50%가 넘는 상황에서 대구칠곡교회의 청년부 독립예산제는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오 목사는 "주일성수에 대한 개념이 젊은층에서 점점 엷어지는 것 같다"며 "우리 교회 내에서도 그렇고, 한국교회 전체를 봐서도 30~40대가 문제인데 특별한 답이 없다.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초등부 행사 모습.

대구칠곡교회가 중고등학생과 청년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1904년 설립된, 역사가 오래된 이 교회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장년과 노년층이 많은 것이 현실. 가장 수가 많은 이들을 돌보는 일도 결코 소홀할 수 없는 구조다. 오 목사는 1998년 부임하자 마자 교회 및 지역 어르신들을 섬기기 위해 경로잔치를 2년동안 무려 13번에 걸쳐서 했다. 그리고 곧바로 경로대학을 바로 개설해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매주 목요일 경로대학을 여는데 불신자가 20~30% 정도 참여하고, 나머지는 대구칠곡교회나 타교회를 다니는 어르신들이 참여한다.
 
오 목사는 대구칠곡교회의 사역에 대해 "이것 저것 다 있는 백화점식"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선교와 봉사, 교육 등 교회의 기능이 골고루 갖춰져야 한다는 오 목사의 목회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목회자는 영혼 사랑하는 것이 첫째"라며 "우리 교회의 모든 사역과 프로그램도 모두 영혼을 사랑해서 하는 것이지 부흥을 위한 목표는 전혀 없다"고 말한다.
 
오 목사는 교세 및 교회학교 통계, 지역사회의 데이터 등을 자주 들여다보는 현실주의자이지만 성령체험을 중요시 하는 목회자이기도 하다. 그는 "장로교회의 교인들이 특히 머리와 함께 가슴까지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교인들이 직접 성령을 체험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체험이 있어야 신앙이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고, 핍박꽈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 목사가 대구칠곡교회의 사역에서 아쉬워 하는 점도 있다. 지난 2004년 교회 건축과 2009년 교육문화비전센터 건립시 생긴 부채로 인해 선교를 많이 하지 못하는 점이다. 그럼에도 교회는 캄보디아에 단독 선교사를 파송했고, 이집트, 인도, 태국, 중국 등의 선교사도 후원하고 있다.
 
대구칠곡교회의 바자회도 지역사회에서 큰 인기다. 왜냐하면 지역의 어려운 이웃 600여 명에게 미리 쿠폰을 나눠주고 이들이 필요한 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정말로 '주는' 바자회를 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먹거리를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고 있다.
 
오 목사는 "우리 교회의 사역이 정말 백화점 같지만 사실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제와 봉사, 선교와 교육, 예배와 체험 등에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며 "나와 우리 성도들이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 설 때를 생각하면 우리의 구원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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