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개척교회지만 다양한 문화선교로 지역과 소통"

"작은 개척교회지만 다양한 문화선교로 지역과 소통"

[ 우리교회 ] 전남노회 성도제일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5년 12월 30일(수) 10:21

'극세척도'(克世拓道).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일을 개척한다"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이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지칭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교회 안에도 지난 한 해 어려움과 아픔의 소식이 많았지만, 교회는 이를 극복하며 꿈을 안고 힘차게 전진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교회의 신뢰도는 갈수록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안티기독교 세력은 극성을 부렸고, 교세 감소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교회를 떠나는 일명 가나안성도까지 등장해 한국교회의 위기의식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전남노회(노회장:서순석)의 한 개척교회가 극세척도의 자세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뒤늦게 신학생의 길에 오른 채맹춘 전도사(54세)가 섬기는 성도제일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0회 총회가 진행되는 상당교회에서 총회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가 시상한 전세대 부문의 모범교회로 선정된 성도제일교회의 사역 현장을 2016년 새해 첫 '우리교회'로 들여다봤다. 

성도제일교회는 광주광역시 남구 월산동 대로변의 한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작은 교회이다. 여느 개척교회와 마찬가지로 상가 한 층을 임대했지만, 개척 2년 여 만에 4층 건물 전체를 부속 시설로 사용해야 할 만큼 건강한 사역이 진행 중이다. 2014년 개척한 후 교회는 교회학교 어린이 10명과 청년 10명, 장년 4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특별히 교회를 핍박하던 건물 주인도 교회의 섬김과 헌신에 감동하며 예수님을 영접했고, 관공서와 공공기관, 그리고 지역 주민마저 작은 개척교회의 큰 섬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채맹춘 전도사는 "우리교회는 중고 교회이다. 교역자도 늦게 신학한 중고 전도사이고, 피아노, 에어컨, 의자 등 모든 교회 비품도 다른 교회에서 사용했던 중고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외형적인 모습은 부족함이 많지만 '찾아가는 교회'를 모토로 한 교회의 사명 감당을 위해서는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는 지역 주민들을 교회로 모이게 하기 위한 고민을 뛰어넘어 교회와 사역자가 한발 앞서 지역 사회를 찾아가 소통하고 어울림이 가능한 선교 방향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지역 사회의 필요를 파악했고, 주민들의 외침에 귀 기울였다. 결국 교회의 첫 사역은 다음세대를 위한 작은도서관 설립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서관의 공간 마련을 위해 상가 1층까지 어렵게 임대한 교회는 성도들이 사용하던 책상과 컴퓨터, 책 등으로 구비하고, 지역 구청의 도움을 받아 '생각쟁이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규모에 비해 체계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도서관 운영에 지역 주민과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는 교회 사역의 폭이 더욱 넓어진 단초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교회는 '생각쟁이 작은음악회'와 이웃돕기 행사를 펼쳤고, 이어선 '생각쟁이 어린이 기자단'도 출범시켰다. 작은도서관에 속한 어린이들이 지역 사회 안에서 꿈과 재능을 키우며 성장하길 원하는 개척교회의 작은 바람이 이뤄낸 결과였다. 교회의 이 같은 사역은 지역 사회에 소개될 만큼 인기가 높아졌고, 전시회와 체험전 등을 위한 참여기관으로 수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교회는 이와 함께 지역 내 유치원, 경로당, 상가, 병원 등을 찾아가 복음전파 외에 다양한 문화활동을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특히 문화체험을 위해 교회가 직접 재료를 구입하고 교회 청년들을 강사로 양성해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섬김의 끈을 이어가는 특색있는 사역을 펼쳤다.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라면 작지만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교회의 숨은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채맹춘 전도사는 "솔직히 지금의 개척교회는 사역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가 어렵다. 지역 사회를 위한 고민, 교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변화를 늘 시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규모와 시설, 경제적인 상황을 떠나 지역 사회와 함께하려는 성도제일교회의 순수하고 헌신된 노력이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을 교회 성도로 변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는 다시 한 번 지역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건물 지하 1층마저 임대해 기도실을 비롯한 난타 연습실, 상담실 등을 구축해 다양한 문화공간을 확장하는 일에 앞장섰다. 결국 교회가 지역 교회의 쉼터, 복음과 신앙을 배경으로 한 문화선교 사역의 전초기지가 완성되어 과는 과정이다. 

채맹춘 전도사는 "많은 교회가 지역 사회와 함께하고 있지만, 교회가 지역 사회를 이끌어가고, 교회는 앞장서야만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며, "지역 사회는 교회가 앞장서고 이끌어주기보다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며 든든한 후원자, 사랑의 지원자가 되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회와 사역자들의 내려놓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16년 새해를 맞이해 교회는 '개척교회는 도움을 받는 교회'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인근 지역의 농어촌교회를 돕기 위한 새로운 방안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질은 부족하지만 교회가 가진 선교의 열정과 예수님이 주신 사랑의 마음으로 동등한 입장에 처한 작은 교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올해 개척 3년 차에 접어든 성도제일교회. 신생 교회의 헌신과 섬김의 사역이 작지만 아주 건강하게, 느리지만 아주 효율적으로 지역 사회와 한국교회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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