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시대, 율법 필요한가?

은혜의 시대, 율법 필요한가?

[ 논단 ]

오덕호 총장
2015년 12월 15일(화) 15:59

오덕호 총장
한일장신대학교

우리가 병에 걸리지 않는 것과 병에 걸린 후 치료를 잘 받는 것 중 어느 게 더 나은가? 말할 필요도 없이 병에 걸리지 않는 게 더 낫다. 병에 걸렸다면 빨리 발견하는 것과 늦게 발견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나은가? 당연히 빨리 발견하는 게 더 낫다.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하다. 죄를 짓지 않는 게 죄를 짓고 용서를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죄를 지었다면 죄 지은 사실을 빨리 발견할수록 더 유익하다. 그래야 빨리 죄를 용서받고 죄를 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뭔가? 율법이다. 율법은 무엇이 죄인지 알려주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려줘서 죄를 피하게 도와준다. 사실 우리는 너무 연약해서 율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죄를 예방할 수 없다. 성령님의 역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율법이 죄를 예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우리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도 율법이다. 율법이 없으면 무엇이 죄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죄를 지어도 자기가 죄인인지 모른다. 그러면 죄를 용서받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갈 수도 없다. 율법이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것이다. 갈라디아서의 말씀이 바로 이런 뜻이다.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가 되어"(갈 3:24a).

반면에 죄를 용서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은혜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로 모든 죄를 용서받는다. 그렇다고 죄를 예방하는 것보다 죄를 짓고 용서받는 게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죄를 예방하는 게 더 좋다. 그러니 율법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렇다고 율법이 예수님의 은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율법은 죄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약해서 아무리 율법이 있어도 죄를 짓는다. 그러니까 죄를 완전히 용서해주는 예수님의 은혜가 율법보다 더 중요하다. 하지만 죄를 예방해주는 율법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율법은 죄를 발견하게 해준다. 율법에 민감하면 죄를 조기 발견하여 죄를 빨리 용서받을 수 있다. 율법이 이렇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율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율법이 죄를 막지 못하고 우리를 구원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는 십자가 은혜로 언제든지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 그래서 율법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만일 율법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예수님이 구약의 율법보다 더 강력한 율법인 산상설교를 주셨겠는가? 왜 신약에서 율법의 완성인 사랑을 그렇게 강조하겠는가?

병원에는 검사기구도 있고 치료기구도 있다. 검사기구는 아무리 좋아도 병을 고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검사기구가 무용지물인가? 아니다. 검사가 잘못되면 작은 병도 고치지 못하지만 검사가 정확하게 되면 무서운 병도 고칠 수 있다. 검사가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에는 값비싼 검사기구가 그렇게 많은 것이다. 정확한 검사와 조기발견은 치료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율법을 통해 무엇이 죄인지 알아야 죄를 예방할 수 있다. 죄를 지었을 때는 율법을 통해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죄를 치료할 수 있다. 신앙생활에서 율법은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물론 우리는 이미 죽을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의 치료제인 예수님의 은혜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결코 율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율법을 통해 죄를 예방할 수 있고 죄를 속히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후에도 율법은 여전히 중요하다. 우리가 구원받은 후에 정말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려고 할 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길을 가르쳐주는 게 바로 율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정말 율법을 가까이 해서 죄를 예방하고 죄를 조기 발견하고 예수님의 은혜로 죄를 용서받고 또한 율법을 잘 지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을 누릴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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