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밤점, 바로 104마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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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사랑의 연탄을 나누는 연탄교회, 올해도 300만장 연탄 나눈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12월 15일(화) 14:39
▲ 연탄교회 교인들이 금요 성경교실이 끝난 뒤 교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아이고 '동네방네PD'님 오셨어~ '노원구 준공무원'도 오셨네요~"

중계본동 104마을, 한때는 장을 보기 위한 인파로 분주했을 시장골목의 초입에 자리한 아담한 연탄교회(허기복 목사 시무)에 연신 주민들이 모여들었고 허기복 목사는 교인들의 별명을 부르며 반겨줬다.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시작되는 성경공부에 참여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연탄교회는 교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교인들의 명함을 제작하고 있다. 허 목사가 이름대신 부른 별명도 바로 이 명함에 들어가는 애칭이었다.

기자가 교회를 방문했던 지난 11일에는 '왕이 나신 동네'를 주제로 예수님의 탄생을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예수님의 고향은 말들이 사는 말구유였어요. 아주 낮고 천한 곳에서 우리의 구세주가 나신 것입니다. 바로 지금 예수님이 오신다면 어디로 오실까요? 바로 이 자리, 여러분의 곁으로 오실겁니다. 이제 곧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이 옵니다. 여러분 모두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성탄의 기쁨을 나누세요~"

교인들은 허기복 목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멘'으로 화답했다. 작지만 아담하고, 추운 겨울 인적이 뜸한 산동네 초입에 위치해 있지만 정감있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연탄교회는 소박한 이들의 안식처이자 기댈 언덕이다. 연탄교회는 허기복 목사가 20년 가까이 진행해 오고 있는 연탄은행 사역의 구심체다. 전국 방방곡곡의 29개 연탄은행 사역이 복음으로 타오르는 중심이 바로 연탄교회인 셈이다. 연탄은행은 올 겨울에도 연탄없이 겨울을 날 수 없는 전국의 16만여 가구를 돌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 성경교실을 찾은 104마을 주민들이 허기복 목사의 성경강의를 들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연탄은행은 올 겨울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104마을에서 '연탄데이 선포식'도 갖고 300명의 연탄천사들과 함께 연탄을 나누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기도 하다. 허기복 목사는 "올해는 300만장의 연탄을 나누는 게 연탄은행이 세운 목표입니다. 10월부터 시작해 이제 100만장 조금 안되게 나누었는데 목표를 완수할 수 있도록 교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연탄은 가난한 이들에겐 생명의 에너지다. 허 목사는 "없이 사는 분들에겐 연탄이 아니라 금탄"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가정에서 한달에 필요한 연탄은 150장 정도, 한겨울을 나기 위해선 800장 이상이 필요하다. 요즘 연탄 한장에 500원쯤 하지만 소비자가 구입할 때는 배달비용을 얹어 줘야 한다. 결국 104마을 같은 산동네는 연탄값이 천차만별. 경우에 따라서는 장당 700원씩 주고 사야하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연탄은행이 있어서 다행이다. 지난 금요일도 성경공부 후 서둘러 점심을 먹은 허기복 목사와 000 복지사는 한개에 3kg이 넘는 연탄을 각각 6개, 4개씩 지게에 지고 104마을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장관고개'를 넘어 배달에 나섰다.

"연탄이 겉은 검잖아요. 하지만 자신을 다 태우고 나면 하얗게 변합니다.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연탄을 보면 늘 숙연해 집니다" 허기복 목사가 말하는 연탄의 영성이다. 추운 겨울 연탄 한장에 의지해 겨울을 나는 이들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자. 아낌없이 자신을 태울 연탄을 통해 오히려 내 마음이 맑아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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