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섬김의 방식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섬김의 방식

[ NGO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12월 09일(수) 10:31

추운 계절이 시작되는 12월은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사회복지관에 자원봉사, 후원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시기이다. 바쁘고 정신없이 한해를 보내다 1년을 마무리 하는 즈음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더 힘들어질 이웃에 대한 마음의 부담감으로 나눔의 방법을 묻는 이, 후원, 봉사활동이 매해 실시하는 의례적인 행사로 정착되어 이맘때 잊지 않고 연락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전화를 받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따금씩 어느 날 송년모임에서 갑자기 의기투합하여 나눔의 대상, 방법과 행사 일시까지 다 결정한 뒤 복지관에 통보하는 식의 문의로 사회복지사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회복지관은 이때 후원자, 자원봉사자와 도움이 필요한 이웃 사이에서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잇는 역할 뿐 아니라 동시에 나눔을 희망하는 이들과 여러차례 조율을 거쳐 그들이 좋은 마음으로 출발한 시도가 자기만족을 위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나눔이 계속 이어지는 생활이 되도록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 또한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후원과 나눔은 선한 동기만큼이나 표현하는 내용이 중요한데 이는 전달하는 방식과 태도에 따라 나눔이 우리의 이웃에게 힘과 위로를 전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상처와 수치심을 안겨주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사회복지 현장에서 많이 목도해 왔기 때문이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논란이 자주 일어나고,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로서의 복지수준의 정의가 높아지면서 과거 물질적인 도움을 받는 대신 불쌍하게 표현되어야 하고, 자존감의 상처를 감수하는 등 수준 낮은 나눔, 복지의 방식도 지속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사회복지실천 영역에 있어서는 마을의 공동체성을 살리는 것이 사람과 사회의 삶의 질과 행복감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중요한 실천 방향이 되고 있다. 경제적 필요 충족과 물질적인 나눔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고 온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나눔의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나눔을 받는 사람의 욕구와 자존감보다 나누는 자의 일방적 입장에서의 시혜가 아닌 수평적 관계에서의 나눔과 참여가 중시되고 있다.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하나님의 창조물, 사람들이 주는 감동을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필자가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절감하는 것은 구제는 영혼구원, 선교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 자체로 하나님이 기뻐하신 하나님의 명령이므로 순종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눔을 실천하는 교회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는 사회의 복지와 나눔에 대한 인식변화보다 더딘 걸음을 하는 듯 느껴져 안타까울 뿐이다.

교회 예산에서 차지하는 나눔, 구제 예산 비중에 변화가 필요하고 성탄절과 추수감사절 즈음 일회적인 물품, 성금을 전달하며 받는 이웃의 마음을 살필 여유 없이 사진 남기기에 급급한 나눔 방식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교회의 나눔이 연약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주님의 긍휼에서 시작하기 보다 교회의 이름을 높이기 위한 순수하지 못한 숨은 동기에서 출발한다면 그 나눔은 반드시 우리 이웃의 자존감에 상처를 내는 행위가 될 것이다.

과연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삶에서도 가난한 자와 부한 자 사이의 시혜적 나눔의 모습이 있었을까? 가난한 자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나눔이어야 그 나눔이 육적인 필요 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13:16),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약1:27),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요일3:17)

이처럼 성경 곳곳에서 선행과 구제, 나눔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나눔의 동기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 점검하며 올해 성탄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교회가 어떠한 마음과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 이웃에게 전달하면 좋을지 성령의 지혜를 구해 보면 어떨까?

화원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안병두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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