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한국교회, 우리 스스로의 개혁이 절실하다"

"무너지는 한국교회, 우리 스스로의 개혁이 절실하다"

[ 교계 ]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창립 25주년 심포지엄, 정성진 양희송 이덕주 "교계, 개혁은 필수과제"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11월 24일(화) 10:53
▲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움에서는 교회 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진/크리스천기자협회 제공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신동명)가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교인에서 그리스도인으로"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교회가 놓치고 있는 그리스도인 진단'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목회자 칼부림, 성추행 목사 스캔들, 거액의 은퇴 전별금 등 부정적 사건들을 통해서만 기독교가 회자되는 현상이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성의 위기'를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현재 한국교회 한편에서는 대표성 위기를 무시한 채 개교회주의에 몰두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무관심을 틈타 대표성을 점유한 이들의 일탈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회로부터 성도들이 빠져나가는 '가나안 성도(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대표는 "'가나안 성도'들이 신앙을 버린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신앙의 올바른 표현과 성숙을 개인적 차원에서 시도하려는 주체로 봐야한다"며, "이들을 제대로 연구할 때 한국교회의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주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기독교 역사에 허물어지고 세워지는 것이 약 500년 주기로 이뤄진다"며, "'탐욕의 헤롯 성전(70)', '세속의 로마 함락(560)', '갈등의 동서교회 분열(1054)', '물질적 로마 가톨릭교회(1517)'로 이어지는 교회의 위기가 500여년 주기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마 가톨릭교회의 몰락 후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교회의 위기는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면서 "당면한 위기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낡은 것을 헐고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명의 발제자의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진 목사, 이덕주 교수, 양희송 대표. 사진/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제공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자신의 목회철학 중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회'를 언급하며, "교회가 성도들에게 민주적인 토론과 회의 절차를 습득하는 교육의 장이 돼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는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할 선도적 사명이 있다"며, "경청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토론과 공동체의 결정에 승복하는 훈련을 교회가 선도하고, 그런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많이 배출돼야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리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 기자들을 향한 바람과 요청도 잊지 않았다. 정 목사는 "기독교 언론이 정론을 펼쳐 한국교회의 타락한 구조를 깨트리고 바른 지향점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수도 "혼란에 빠진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어떤 것이 알곡이고 어떤 것이 쭉정이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기독교 언론이 노력해달라"면서 "칼뱅과 루터, 웨슬리도 소수였지만 촛불들이 모여 횃불을 만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처럼 한국교회 취재 현장에서 수많은 촛불들을 증언해줄 수 있는 보도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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