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루보밀' 교회 이야기

<6> '루보밀' 교회 이야기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강희영 선교사
2015년 08월 31일(월) 16:19
▲ 목회자가 없어 위기를 겪던 루보밀 교회는 제자 양육 없이 건물만 있는 교회는 사유화 되어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초겨울 어느 날 780km 떨어진 서부 폴란드 국경과 10리 밖에 떨어지지 않은 '루보밀'이란 곳에 독일로 이주해간 재독 우크라인들이 지은 교회가 있다. 거기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안드레'라는 리더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교회가 건물도 있고 역사도 10여 년 되었으나 목사가 없어 위기이니 당신이 꼭 와서 도와 달라는 것이다. 혼자 가야하는 이번 순례는 먼 초행의 시골 길이고, 경제적으로도 출혈이 크다. 꼭 내가 아니어도 제자 중 근방에 버스타고 갈 수 있는 사람을 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가지 않아도 될 핑계를 수십 가지 생각해 냈다. 그래도 선교사인데, 목사인데 저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약속하였다.

첫 번 약속한 전날에 폭설이 왔다. 더욱 가기 싫어졌다. 영하의 눈길을 달려가야 한다는 부담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결국 못가겠다고 정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핑계를 댔다. 전화 속에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자기들끼리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려졌다. 순간 주님은 '오죽하면 알지도 못하는 네게 손을 내밀었겠니?라고 속삭이셨고, '너는 삯군이다'이라는 생각이 양심을 두드렸다.

전화를 끊고 오후 내내 두려움과 불편 속에 있다가 결국 의무감에 출발했다. 한 밤중의 출발, 다행히 길은 트랙터와 불도저로 밀어 놓아 아스팔트가 드러나 있고 염화칼슘을 곳곳에 뿌려 놓아 상태도 양호했다. 억지로 출발했음에도 속으로 주께서 이렇게 눈 속에 길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심에 감사하고 밤새 달려 주일 아침 교회에 도착했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했다.

90%가 순수 우크라이나어 만을 사용함에도 그 자리에 주님은 은총으로 초대교회 예루살렘 광장에서 사도들의 설교를 소통케 하신 것과 같이 예배 후 식사를 하며 나눈 교제 속에 주께서 나를 통해 그들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이해하고 위로 받았고 이제 교회를 잘 지켜 나갈 것이니 당신이 오든지 제자를 꼭 보내 달라 하였다. 이들을 축복하고 헤어졌으며 그 후 성탄절과 신년예배 성찬예식을 위한 방문을 하였고 현재 우크라이나 목회자가 목회하며 돌보고 있다.

'루보밀' 교회는 1차대전 후 독일로 이주한 사람들이 고향을 위해 헌금해 건축하였다. 얼마 전 그 교회를 이끌던 이들이 돌아가고 관리인만 두었다. 곧 교인들은 목자 없는 양이 되어 상처를 안고 교회를 떠났고, 건물은 사유화의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이야기를 들으며 아름다운 교회를 지었지만 제자를 양육하지 않고, 주인 의식 없는 교인을 만든 결과를 보게 하신 뜻을 깨달았다.

그것은 삯군은 목자가 될 수 없으며, 제자 양육 없이 건물만 있는 교회는 사유화 되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은 교회를 지으라 하지 않고 제자를 삼으라, 증인이되라 하셨다. 주의 백성이 된 그들 스스로 성전을 건축하게 하셨다. 교회는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교회를 개척할 때는 자립을 위한 계획을 반드시 세워 3년 후 자립을 목표로 후원자를 찾으라 한다.

첫 일년은 전적인 개척을 위해 목회자 생활비로 100% 후원, 2년차엔 70%를 목회자에게 30%는 교회로 사역 지원, 3년차엔 반대로 30%를 목회자에게 70%를 교회로 후원하도록 그 후 4년차엔 자립하도록 중재한다. 무조건적 건축은 사양하도록 가르친다. 힘 닫는 대로 노력하다 부족한 것을 구하라 하였다.
주여! 우크라이나에 그들의 혼란한 내전 속에서 교회들에게 주의 백성을 깨워 스스로 일어설 능력을 구하게 하여 주옵소서!

강희영 선교사 / 총회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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