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예배

스마트폰 예배

[ 기고 ] 함께생각하며

이효준 장로
2015년 08월 26일(수) 13:24

필자의 어린 시절 교회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실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당시 주일학교는, 선생님들의 학력 수준이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자가 태반이었다. 그리고 성경 말씀은 예배 시 목사님께 듣는 설교와 구역공과나 주일학교 공과 정도였다.
 
그럼에도 당시 신앙생활에는 깊음에서 울려지는 믿음의 숭고함이 묻어 있는 열정이 있었다. 주의 종으로부터 들려지는 말씀에 절대 순종했으며, 어떤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의 종들은 성경 말씀에 관하여 진지하게 연구하며 열정적으로 말씀을 증거했다. 대언하는 말씀을 듣는 주일학교 교사들은 목사님의 설교를 진실과 감동으로,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가방끈들은 짧았지만 그들의 용기 있는 믿음의 성실로 이 땅에 많은 교회들이 발전했고 나라 안팎의 무수한 인재들을 배출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드러내며 인류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저마다 맡은 사명을 감당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초라했던 과거 교회의 모습들이지만, 교회 안에는 늘 사랑과 온정이 넘쳐 흘렀다.
 
지금처럼 편안한 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루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하며 추운 날에는 저마다 국방색 담요를 가져와 온 몸을 감싸고 추위를 견디며, 방석을 만들어 교회 마루에서 찬송하고 기도했던 추억들이 새삼 떠오른다. 목사님께서는 마이크 없이 생목소리로 열변을 토하셨던 기억이 지금도 귓전을 울린다. 예배에 관한 모든 것을 혼자 하시며 교우들의 모든 '삶'을 품으며 고초를 함께 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당시에는 한글을 모르는 분이 많았다. 그래도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이웃에게 정확하게 전하는 것을 보며 전도의 열정이 느껴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주일예배를 드릴 때, 반바지 차림과 티셔츠만 입고 온다든지 모자를 쓰고 예배를 드리며 집에서 평상시 입고 다니는 옷 그대로 예배를 드리러 오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당시에는 애나 어른이나 자신의 옷 중에 최고로 좋은 옷을 입고 예배를 드렸다. 옷이 구겨지면 다리미로 깨끗하게 다렸으며 구두는 빤짝빤짝 미끄러질 정도로 광을 냈다. 지금 젊은이들이 슬리퍼, 운동화를 신고 편한 차림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보면 심히 민망하다.
 
당시에는 성경책이 빨간색이었다. 깨끗한 모시옷 차림에 겨드랑에 성경책을 끼고 주변 이웃들로 하여금 교회 예배드리려 가는 것을 알리는 모습 자체가 전도였다. 동네 사람들은 교인들이 교회 가는 뒷모습을 보고 매우 부러워하기도 했으며, 교인들을 존경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교인들을 매우 좋아하던 시절이었음을 추억한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십리 길을 걸어가며 마음으로 기도하고 입으로 찬송을 부르며 간혹 이웃을 만나면 전도하면서 교회를 다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수많은 변화 중 '스마트폰'이라는 기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예배의 진정성을 의심할 때가 있다. 성경책은 사라지고 예배 때 아예 스마트폰을 켜놓고 예배드리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변질된 것도 아닌데, 요즘 젊은이들은 간편하고 신속하게 주님의 말씀과 친해질 수 있는 방편으로 스마트폰으로 성경을 읽고 찬송하며 '스마트폰'으로 지식의 정보를 얻고 적극 활용하며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기성세대에서는 이를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 오기도 한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면서, 사탄의 유혹에 이끌려 죄를 지은 아담과 이브로 인하여, 세상은 하나님의 룰을 벗어나 자신들의 이익에 찬 탐욕 때문에 시대는 늘 변천하며, 지금도 내일도 미래도 변모해 갈 것이다. 그 시대의 변화 속에서는 늘 인간은 착각 속에서 죄를 생산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며, 성도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가장 귀하고 소중하게 예배를 드려야 함에도 자신의 간편함과 손쉬운 방법을 이용하여 해결하려는 잔꾀를 부리고 있다.
 
그렇다고 변화를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차피 우주 만물은 하나님의 계획하신 섭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열림 속에는 젊은이들의 잘못된 방식을 과감히 꾸짖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서로가 사랑으로 대하는 덕목이 필요하고, 소중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배우고 체험한 하나님 말씀의 진리를 벗어나면 이 모두가 자기 주장일 뿐이다. 사사건건 일상 속에서 속 좁고 저급하게 살도록 하려는 사탄의 계략을 이기기 위해서는 무안했던 마음과 자존감을 털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그리고 상대방의 행위에 일희일비 하지 않음으로써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처럼 슬기롭게' 믿음의 생활을 하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과거의 내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문화를 포용하려는 열린 마음으로 시대를 품고 함께 나아가며 다른 어떤 것은 포용할지라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만큼은 변하지 않으면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이효준 장로/덕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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