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세워가는 사회적협동조합 '장터'

함께 세워가는 사회적협동조합 '장터'

[ NGO칼럼 ] NGO칼럼

정시몬 사무국장
2015년 08월 17일(월) 17:55

충북 영동 범화교회 김금순 집사가 귀농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답답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참여하고 싶어서였다.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을 배우고 연구해서 유기농 곤달비를 심었다. 곤달비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자 마을의 어르신들도 유기농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을 어르신들도 국가의 지원을 받아 유기농 곤달비를 생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일반농법을 버리고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곤달비를 판매할 판로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교회를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운동을 하는 농촌을 돕는 것이 농촌교회를 살리는 일이다.

도시교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교회 신뢰회복 운동의 일환으로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성실하게 농사 짓는 농촌교회 성도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 주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장터'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장터)안에 생활협동조합 매장을 세웠다. 이 매장을 통해 전국 각지의 좋은 생산품을 받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매장 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은 매장 앞서 바자회로 판매한다.

'장터'를 통해 또 하나의 놀라운 일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다. 중증장애인들이 제과ㆍ제빵을 만든다. 유기농으로 맛있게 쿠키와 빵을 굽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 창출은 정부에서 가장 민감하게 신경을 기울여 하는 사업이다. '나라가 해야 할 일을 왜 교회에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당연히 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정부의 일을 넘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일이기 때문이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 된 그들을 돌보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서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장터사회적협동조합으로 순종하며 나아갔다. '장터'에서 '장'은 장애인을 지칭하는 약자이다. 우리 사회는 중증장애를 가진 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지적장애 자녀의 부모들도 그들의 자녀들이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특히 지적장애인의 일터는 결코 만만치 않다. 필자가 복지관 직업재활팀에서 활동하던 때에 지적장애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현장에서 보았다. 그래서 교회는 '장터'를 통해 지적장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며 중증장애를 가진 그들이 자립하고 독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든 것이다.

'장터'에서 '터'는 새터민을 지칭하는 약자이다. 그들은 통일을 준비하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목숨 걸고 남녘의 땅으로 삶의 둥지를 옮긴이들을 통해서 우리는 통일을 준비할 수 있다. 그들은 남한에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만 정착금이 지원된다. 실제로 체제가 다른 사회에서 3년 동안 줄곧 일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장터'는 그들이 안정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를 경험하고 3년 이상의 직장생활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몇달 전 뉴스에 대형교회들의 카페운영에 대한 문제점이 보도된 적이 있었다. 종교시설에 대한 세금문제가 요즘의 뜨거운 감자이다. 우리교회도 카페가 있다. 아무리 수익금을 좋은 곳에 사용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기다. 장사를 해서 수입이 생기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카페를 협동조합에 편입 시켜 합법적으로 운영을 하게 되었다. 카페에는 청각장애인과 새터민 바리스타가 함께 일을 하고 교인들이 자원봉사를 한다.

일단 모양이 참 아름답다. 청각장애를 가진 집사님이 장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좋고 새터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집사님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어서 참 좋다. 협동조합은 일단 모양이 참 좋아야 한다. 그리고 행복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이나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사람이나 주변의 사람들이 기분좋아야 한다. 그런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장터'는 새로운 변화에 주저하지 않는다.

정시몬 사무국장 / 거룩한빛광성교회 해피월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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