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폭염, 은혜로다!

8월의 폭염, 은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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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식 목사
2015년 08월 17일(월) 17:28

내가 방위출신일 것 같냐? 현역출신일 것 같냐? 물으면 10명중 8명은 '방위출신일 것 같다'고 답한다. 분명하고 확실한 사실은 나는 현역말기제대 예비역이다. 그것도 공수부대 출신이다.

40년 전 외모는 탄탄하고 강했다. 장로회신학대학 체육대회 때 단축마라톤 3위를 했다. 1,2등이 현역 군인이었다. 민간인으로는 신관식이 1등이었다. 그런데 25년 동안 당뇨로 인해 살이 빠져 약해보이고 긍휼히 여김을 받는 외모가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이다. 공수부대 인생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나는 3남 2녀의 막내이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으면 목사, 딸을 낳으면 사모를 시키겠다고 기도하며 키웠다. 그러나 형님들과 누님들은 부모의 기도보다는 자신의 기도와 사명 따라, 믿음 따라 다른 길을 걸어갔다. 나 역시 내 생각과 꿈, 고집 따라 어머니가 믿음과 기도로 요구하고 강요하는 신학의 길을 거절했다.
재수하고 삼수하다 6월에 군에 입대하였다. 훈련소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았다. 억세게 재수 없게(?) 공수부대(거여동3공수)에 차출 되었다. 공수부대 4주 훈련(일명 지옥훈련)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 있어 최고, 최악의 고통과 고난의 시기였다. 막내였기에 매질을 경험하지 못한 나에게 공수 훈련은 진짜 지옥훈련이었다. 8월 폭염에 훈련 받던 전우가 기절하여 쓰러졌다. 조교가 물을 부어 정신 차리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기절할 뻔했다. "그늘에 가서 쉬어라!"가 정상인데 기절했다 일어난 군인의 목에 줄을 묶어 끌고 다니며 정상적인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훈련을 겨우 끝내고 마지막 실전훈련인 낙하훈련 4회가 남았다.

이제 등에 메고 있는 낙하산 하나에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맡기고 하늘에서 뛰어내려야 한다. 비행기를 타기 전 군목이 신 일병이 기도하라고 했다. 기도했지만 내 마음에 하나님은 없고 오직 죽음, 두려움, 공포만이 가득 차 있었다. 비행기에 탑승했다. 뛰어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머리위에 있는 쇠줄에 노란 생명줄을 걸고 뛰어 내려야 한다. 그 때 내 입에서, 마음에서 이런 기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나님! 낙하산이 펴지고 살려 주시면,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이 3년 군 생활 동안 생명을 지켜 주시면, 어머니의 기도대로 신학의 길을 가겠나이다. 주여! 살려 주옵소서."

공수 낙하 4회는 물론 특수낙하, 비상낙하, 정기낙하 등 13회 동안 한 번도 낙하산이 안 펴진 적이 없다. 매일 35도가 뛰어넘어서는 폭염 속에서 40년 전 8월의 공수훈련이 생각났다. 그 때를 생각하니 "이정도 쯤이야!" 다 이길 수 있다는 용기와 힘이 생긴다. 생명을 지켜주시고 사명의 길을 걷게 하사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신관식 목사 / 법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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