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왜 나는 안됩니까?

하나님, 왜 나는 안됩니까?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송유광 목사
2015년 08월 17일(월) 17:00

나의 목회는 평탄하였다. 장신대를 졸업 후 동대문에 있는 동신교회(고 한기원목사)의 전임전도사로 부임하였다. 목사 안수 후에는 세계적인 부흥사인 신현균 목사님이 시무하는 성민교회의 부목사로 가면서 전통적인 목회와 부흥사의 훈련을 배우게 하셨다. 평탄한 목회의 길을 가던 어느 날 정은실 목사님이 볼리비아 선교사로 다음 주일에 가야 되는데 후임자가 없어서 못 간다는 것이다. 당시 신 목사님의 사랑을 받고 있던 나는 개척교회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날 밤 '내가 선교사로 가야되는데 후임자가 없어서 못 간다'는 정 목사님의 말씀이 계속 마음에 메아리친다. 그래서 주일날 1부 예배가 끝난 뒤 신 목사님께 말씀을 드리고 붙잡는 목사님을 떠나 영광교회를 개척하러 나갔다.

처음에는 교회가 부흥되어 신이 났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신도시로 이사 가면서 더 이상 부흥이 안됐다. 이것이 내 한계인가? 낙심이 찾아왔다. 그러면서 주변을 보니 나만 별 볼일 없는 목사로 있고 우리 동문들은 한국을 움직이는 목사님들이 되어 있었다. 김삼환 목사, 김동엽 목사, 김동호 목사, 이성희 목사, 이철신 목사, 고훈 목사, 이순 목사 등등. 이들에 비해 내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였다. 아니 너무 비참하였다. 하나님이 차별을 하는 것 같아 섭섭했다. 왜 나만 안됩니까? 그때 누가복음 3장 1~2절의 말씀이 와 닿았다. 본문에는 예수님 당시에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들의 이름이 나온다. 로마의 황제 디베료, 유대 총독인 본디오 빌라도, 3명의  분봉왕, 그리고 제사장의 이름이 나온다. 이들은 최고의 권력가요, 막강한 힘을 휘두르며 세계를 이끄는 주인공들이었고, 세상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자리에 오르길 원한다. 목사인 나도 이런 자리를 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관심은 이들이 아닌 빈들에 살고 있던 요한이었고, 하나님의 음성이 빈들에 살고 있는 요한에게 임했다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님의 새 시대를 연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고 준비한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 아닌 요한이었다. 이들의 비해 세례요한은 가장 초라하고 빈들에 살고 있었다. 그는 집도 없었고 권력도 없고 제사장도 아니었다. 당시 말라기 이후 캄캄한 영적 암흑기가 계속되었고 백성들은 깊은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은 요한을 통해 새로운 시대,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를 여셨다.

목사인 내가 가장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인가? 큰 교회의 목사가 되려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음성을 받기 위해 엎드리는 일일까를 생각하였다. 그 뒤로 내게 대형교회에서 청빙요청이 왔지만 거절하고 지금까지 조그마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우리는 광야에서 살다가 죽는다. 목회를 하지만 우리는 광야 길을 가기에 늘 문제들이 생긴다. 그때마다 다른 교회로 옮기고 싶었고,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이 교회를 떠나기를 바라며 기도까지 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한번은 교회에 장로님 한 분이 등록을 했다. 그런데 그 분은 다니던 교회서 목사를 쫓아낸 장로라고 말한다. 그것도 목사는 교회서 죽겠다고 강대상에서 기도했는데 그 장로가 칼을 가지고 올라가 목사님을 끌고 내려와 쫓아냈다고 한다. 분명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분이었다. 그런 악명이 있던 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교회에 등록해서 한 가족이 되어 감사하다고 식사를 대접했다. 그런데 그분은 우리교회에 와서 천사가 되었다. 늘 내 편에서 내 목회를 돕는 분으로 바뀌어졌다.

나는 이들을 섬기라고 보낸 종이다. 그리고 그들을 섬기기 위해 무릎을 꿇는다. 대접 받으려 하고, 인정 받으려 하고, 내 말에 무조건 순종하기만을 바라던 내가 이제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목회하고 있다.

송유광 목사 / 영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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