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 없는 신앙인

안식 없는 신앙인

[ 논단 ] 주간논단

주승중 목사
2015년 08월 11일(화) 16:23

오늘 한국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빨리 빨리' 살고 있는 민족이다. 우리는 휴식을 모르는 민족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월화수목금금금'의 바쁘고 피곤한 삶, 쉼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교인들도 이런 안식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인생은 7일 중에 6일을 일하고 하루는 쉬어야 하는 존재로 지음 받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월화수목금토까지 일하고, 일요일, 즉 주일은 안식하도록 지음을 받은 존재들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엿새 일하고 하루 쉬기'라는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따라 살도록 지음 받은 존재들이다.
 
창세기는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날에 안식하셨음이라."(창 2:2-3)
 
이는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당신의 뜻대로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어 평안하셨다는 말씀이다. 여기서 '마치셨다'는 것은 '완성하셨다'는 뜻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들도 이 창조의 리듬대로 살 것을 명령하셨다(출 31:16~17).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엿새 일하고 하루 쉬기'라는 창조의 리듬을 따라 6일 동안은 열심히 일하되, 하루는 반드시 주 안에서 안식하며 쉬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계속해서 바쁘고 쉬임없는 삶을 살면, 언젠가 갑자기 우리의 삶은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빠르게 무너지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엿새 일하고 하루 쉬기'의 창조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것(출 20:8)"이다. 즉 우리가 창조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안식일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우리는 더 이상 구약의 안식일(토)을 우리의 안식일로 지키지 않는다. 우리는 유대인의 안식일을 대신하여 주일을 쉼과 안식의 날로 지킨다. 그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주일에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구약의 율법적인 의미로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지만, 참된 안식과 쉼이라는 안식일의 정신은 그대로 계승하여 주일에 예배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안식일의 참된 정신은 무엇인가? 우리가 안식일의 참된 정신을 알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출애굽 당시의 만나 사건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광야에서 지낼 때, 매일 같이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셔서 그들의 절대적인 필요를 공급해 주셨다(출 16:21~26, 28~30). 즉, 이 만나 사건이 안식일 정신과 관련하여 가르쳐 주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전적으로 공급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안식일에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하여 전혀 일할 필요가 없고, 그들의 필요를 위하여 근심하고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에게 안식일은 자신들의 필요를 위하여 일하는 것으로부터 온전히 자유함을 누리는 날이었다. 다시 말해 안식일은 인간이 자신의 안전과 필요를 위한 모든 힘든 노력을 그치고 쉬는 날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신실하신 공급하심을 전적으로 믿으며, 하나님의 주권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체바트라는 성경학자는 "성경적 인식일의 기본 의미는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구약의 안식일 대신에 주일을 지키고 있는 오늘 그리스도인들도 이 안식일의 기본적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주일에 우리의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드리며, 우리의 삶과 주권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일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모든 활동의 멈춤을 통해, 오직 하나님께서만이 나의 주님이시며, 하나님께서 나의 모든 필요를 채우시며, 인도해주시는 분이심을 고백하는 참된 신앙고백이기도 한 것이다.
 
이 말을 거꾸로 말하자면, 우리가 주일에 안식하며 쉬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과 그의 공급하심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철저히 믿고 고백한다면, 주일에 모든 일을 멈추고, 그 분 앞에 나와 이렇게 예배하며, 주님과 함께 교제하며 안식해야 한다. 그리하면 주님께서는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주 안에서 참된 안식과 쉼을 누릴 수 있게 역사해 주실 것이다.

주승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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