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송구영신예배인가, 예수님의 성명절(The Holy Name of Jesus)인가?

1월 1일은 송구영신예배인가, 예수님의 성명절(The Holy Name of Jesus)인가?

[ 이야기가 있는 예배 ] 이야기가 있는 예배와 목회<30>

김명실 교수
2015년 08월 11일(화) 13:45
▲ 저명한 화가인 루카 시뇨렐리의 16세기 작품으로 예수의 성명절이 발전하던 시기에 그려졌던 그림이다. <런던 국립화랑>

새해를 맞이하며 드리는 송구영신예배는 사실상 전통적인 교회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데, 감리교 창시자 요한 웨슬리가 1740년에 고안한 제야의 예배(watchnight service)가 한국적으로 토착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후에 웨슬리는 이 예식을 언약갱신예배(covenant renewal service)로 개칭하여 보다 신앙고백적인 예배로 준비하였고, 이 날에 세례를 베풀며 전 회중들에게도 초심을 회복하도록 권고하였다. 웨슬리의 취지는 당시 영국에서 전통적인 12일간의 성탄축제가 흥청망청 세속적으로 지켜지던 것에서 경건한 성탄축제를 복원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처럼 송구영신예배의 기원은 여전히 성탄절기와 관련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한국교회 송구영신예배는 성탄절기와 무관하게 세속달력과 문화를 반영하며 단순히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축복을 염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심지어 말씀카드를 제비뽑아 한해의 말씀으로 여기는 등의 주술적 행위와 유사한 순서들이 덧붙여지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성경말씀 전체가 "올해도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 말씀"이기에 이러한 행위들은 결코 추천될 수 없는 예배문화이다. 한국교회의 송구영신예배는 보다 성경적, 신학적, 역사적 전통들을 반영하며 새롭게 발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교회력 안에서 대안 혹은 보완을 찾을 수 있는가? 있다! 출생 8일째 되던 날에 할례를 받고 예수라는 이름을 공적으로 받았던 것을 기념하는 '예수의 성명절(The Holy Name of Jesus)'이 훌륭한 대안 혹은 보완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누가복음 2장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 포함된 내용으로, 수태고지에서 이미 계시된 이름이지만 할례와 함께 정식으로 그 이름을 부여받은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1월 1일은 모든 문화와 전통이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이지만, 기독교는 이러한 세속달력도 예수의 삶과 관련하여 기념하려고 했던 것이다. 예배의 암흑기였던 중세에도 성경에 기초한 교회력을 개발하려고 했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예수의 성명절은 그 이전부터 기념되다가 16세기에 정식으로 교회력에 들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마 가톨릭은 이날을 성모마리아를 기념하는 날로 삼고 명칭도 바꾸었다. 반면 개신교는 이것을 그대로 유지해왔는데, 특별히 모든 루터교회들은 이 날을 대대적으로 기념해왔다. 루터교회의 교회력은 1월 1일을 예수님의 성명절로 표기하고, 민수기 6:22~27, 시편 67, 갈라디아서 4:4~7 혹은 빌립보서 2:9~13, 그리고 눅 2:15~21 등의 본문을 읽는다. 이 예배의 특징적인 요소는 기도나 찬송에서 "예수, 생명의 주인", "예수, 정의의 태양", "예수, 천사들의 기쁨" 등과 같은 다양한 별칭들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송구영신예배는 한국교회에 잘 정착된 귀한 예배유산이다. 따라서 여기에 예수의 성명절의 의의와 특징들을 잘 담아내어 보완하고 세례와 세례언약재확인식 등도 포함한다면, 더욱 성경적이고 역사적이며 영적으로도 풍부한 예배가 될 것이다.

김명실 교수 / 영남신대ㆍ예배와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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