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다문화 사회를 위하여

안정된 다문화 사회를 위하여

[ NGO칼럼 ] NGO칼럼

곽희주 목사
2015년 07월 28일(화) 11:23

철새들은 때가 되면 보다 나은 삶의 환경을 따라 이동한다. 마찬가지로 인간들도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이동을 하게 되는데 주로 이민과 노동자로서의 취업의 형태를 취한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특히 가난이 만연한 저개발국가의 여성들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의 남성과의 혼인을 통하여 국경을 넘어 이주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이를 국제결혼이라고 하고 이러한 여성들을 결혼이주여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국제결혼 가정을 이루는 저개발국 출신의 여성들이 부자나라에 와서 잘 살아 보겠다고 들어오지만 막상 그 과정 속에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와 결혼할 때 국제결혼중매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경제적인 고통에 처한 여성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자신은 희생하더라도 친정에 경제적인 유익을 끼쳐 보겠다고 한국에 결혼을 통하여 들어오지만 막상 남편이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할 때는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된다.

그러면 왜 이러한 국제결혼이 성행하게 되었는가? 빈곤과 가난으로 살아가기 힘든 저개발국가의 여성들이 가난으로부터 자유를 누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로 이동을 할 때 노동자로서의 해외 취업보다 훨씬 쉽게 이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국제결혼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자국의 여성들을 내 보내는 송출국(送出國)의 입장에서도 젊은이들의 해외취업을 적극 권장해 오던 터인데 노동자로서의 이주보다 훨씬 쉬운 국제결혼을 적극 권장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폭력과 억압 하에 고통 받는 자국 출신 여성들의 애환을 보고 받고는 국제결혼 법을 강화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유입국(流入國)으로서의 한국은 어떤 입장에서 국제결혼이 성행하게 되었는가? 한국은 고학력 사회, 만혼 그리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적극참여와 결혼기피현상, 저출산 문제, 급격한 이농현상으로 인하여 결혼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남성들이 급증하였고, 특히 농촌 총각들의 상황은 심각하였다. 이러한 결혼시장의 변화는 해외에서 짝을 찾는 국제결혼이 성행하게 되는 첫 단추가 되었다. 특히 지자체(地自體)에서는 결혼비용까지 지원해 주면서 장려하게 되었고, 이렇게 들어온 결혼이주여성들은 실로 어마어마한 수가 되어 버렸다.
국제결혼은 주로 세 가지 루트를 통하여 성사된다. 하나는 종교적 루트로, 주로 통일교를 통해 이뤄지고, 두 번째는 친구나 친지를 통한 소개의 방법이고, 마지막 세 번째가 국제결혼중매업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한 때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의 무분별한 중매와 허위정보의 남용에 의하여 많은 문제점들을 낳기도 하였으나 근래에 와서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을 관리하는 법을 강화하여 비교적 문제점들을 줄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국제결혼이 만연하는 우리 대한민국은 이미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사실이며 길거리에 나가 보아도 아이를 업고 걸리며 시장을 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혼인신고 후 2년이 되면 남편의 동의하에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되고 그러면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 말이 어눌하고 발음을 떠듬거려도 법적으로 엄연한 한국 사람이다. 시골마을에 가보면 젊은 사람이라고는 다문화가정 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시골 초등학교에는 입학하는 아동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머지않아 이들이 우리 한국사회의 주인으로 살아가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해야할 것은 외국 사람들과 국제 결혼하여 함께 산다고 하는 것이 환상이나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언어도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고,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많은 이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종교적인 문제인데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성들은 거의 불교나 조상신과 토속신을 숭배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에서 시집온 여성들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할 것인가에 한국사회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며, 지금쯤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곽희주 목사 / 상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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