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할머니

아멘 할머니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신관식 목사
2015년 07월 28일(화) 11:19

목사의 설교에 '아멘'이 있으면 설교하는 목사에 힘이 된다. '아멘'은 목사에게 영적비타민이다. 설교하는 목사도, 말씀을 듣는 성도들에게도 '아멘'은 은혜의 자리로, 영적인 하늘의 힘을 느끼게 한다. 주일예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말씀을 준비하고 설교를 시작한다. 말씀과 관계없이 특별히 '아멘'을 자주, 많이 하시는 할머니가 있었다. 나도, 성도들도 그분을 '아멘 할머니'라 불렀다.

'아멘'하면 아니 되는 때에도 '아멘'을 하여 성도들을 웃게 하고 설교 분위기를 흩트러 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멘 할머니의 '아멘' 소리가 모두에게 '아멘'하게 하는 은혜를 줄때가 더 많았다.

성전건축 기공을 앞두고 김옥경 권사가 기증한 1,500평 귤 밭에 귤나무를 뽑고 울퉁불퉁한 귤 밭에 천막을 치고 정기적으로 남ㆍ녀 선교회 별로 기도를 했다. 목사인 나도 그 누구보다 간절히 기도했다. 드디어 2000년 10월22일 기공예배를 드렸다. 기공예배를 드리고 교회에 어려운 일이 생겼다. 교회에 사표를 쓰고 영락교회 출신이었던 나는 영락기도원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다. "하나님! 어찌해야 됩니까? 이 종에게 길을 보여 주시옵소서!"

어느 날 전도사가 전화를 하였다. "목사님! 빨리 내려 오셔야겠습니다. 아멘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천국 가셨습니다"하는 것이었다. "교회 사표 냈으니 전도사님이 장례를 치르세요"라고 하니 "아닙니다. 목사님이 꼭 장례를 인도하셔야 합니다. 이유는 내려오시면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내려와 아멘 할머니의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고 아멘 할머니의 돌아가신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없이 가난하게 홀로 살며, 귤 밭 창고를 얻어 집으로 쓰시는 아멘 할머니는 교회가 건축하겠다는데 건축헌금 할 돈이 없어 생각한 것이 기도였다.
창고 집에서 20분 걸어 내려와 울퉁불퉁한 성전대지 1,500평을 한 시간씩 걸으며 기도하시고 다시 20분 걸어 올라가시는 성전건축 기도를 아무에게도 알리거나 말하지 않고 묵묵히 성전건축기도를 하나님께 올려 드린 것이다. "하나님! 나는 없어요, 있으면 다 드리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성전 터에 성전이 잘 건축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 밖에 없어요." 2000년 11월28일 저녁, 성전건축을 위해 기도하고 창고 집으로 올라가다가 과속으로 달리던 택시에 치어 천국가신 것이다.

아멘 할머니의 죽음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하나님께 무릎을 꿇었다. 성전건축을 위해 내가 제일 기도 많이 하고, 제일 많이 수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교만함이 아멘 할머니의 간절함과 교회 사랑이 담긴 강력한 기도 앞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기공예배 후 시작하지 못한 건축역사는 곧 시작되었고 입당할 때까지 작은일 하나도 문제없이 잘 진행될 수 있었다. 하나님만 아시는 아멘 할머니의 기도 때문에. 오늘 유난히도 아멘 할머니의 "아멘" 소리가 마음에 내려앉는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출 17:11)

신관식 목사 / 법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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