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안양노회 참빛교회

'작은 거인' 안양노회 참빛교회

[ 우리교회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5년 06월 01일(월) 13:51
   
▲ 참빛교회 홍순안 목사.

"안양역에서 택시를 타고 '창박골'로 가자고 하시면 됩니다."

안양노회 참빛교회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담임 홍순안 목사(현 안양노회장)는 이렇게 답했다. 동네 이름에 '골'자가 들어갈 정도로 참빛교회는 안양 시내와는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지금이야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원래 자연녹지 지역이라 개발에 제한을 두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이 촌락을 이루며 살아왔다. 참빛교회는 1986년 1월 12일 반우곤 장로와 김형신 권사가 한 상가의 2층을 교회에 헌물하며 시작했다.

동네가 재개발되면서 참빛교회는 2004년 건축을 추진했다. 새집 마련은 자족하며 저렴한 '사이딩판넬'로 마무리했다. 교인들이 재개발로 보상을 받았지만 이주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라 일상생활을 힘겨워했기 때문이다.

홍순안 목사는 "재개발로 교회도 일정 부분 보상을 받고 동네에 거주하던 교인들도 보상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교인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 무리한 건축을 추진할 수 없었다"며 "사이딩으로 건축해도 아직 빚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저력있는 교회로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 참빛교회 전경. 도심속의 전원교회를 연상케 한다. <사진제공=참빛교회>

현재의 교회는 주변 녹지와 어우러져 도심 속의 전원교회 같은 이미지다. 개발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외진 곳이라 교회 양 옆으로는 각기 다른 소속의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다. 위치 접근성은 좋은 편이 아니다.

지리적 여건이 좋지 않아 교회 이전을 종용하는 주변인들이 있었지만 참빛교회는 묵묵히 창박골(현재의 창박로 41번길)을 30여 년간 지키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이 교회에 기대고 위로받아온 지역사회 사람들을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담임 홍순안 목사는 1990년 3대 목사로 부임했다. 홍 목사가 부임할 당시 교인은 30명 남짓이었다. 지역 특성상 전출입이 잦아 교인 수 확장에는 자연적 어려움이 있어 현재 개척멤버들을 비롯해 150여 명이 끈끈하게 뭉쳐있다.

홍 목사에 대해 교인들은 자신들을 섬세하게 이해해주는 것에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홍 목사는 직장인(평신도) 생활을 거쳐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경력을 바탕으로 교인들을 배려하는 폭이 넓다. 현대건설 직원으로 UAE에서 파견근무하며, 무슬림지역이라 남들 모르게 통근버스과 직원식당에서 예배를 드린 신우회를 창립한 독특한 경력이 있다.

홍 목사는 "평신도로서의 지난 삶을 통해 교인들의 마음을 읽어본다"며 "그래서 교인들이 교회직분이나 율법에 얽매이지 않도록 도우면서도 대신 예배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한다. 매달 한 차례 예배에서 성찬식을 하고 참회의기도를 드리면서, 예배를 통해 삶을 정리하고 회개하며 죄사함을 받고 참평안을 누리도록 한다"고 말했다.

   
▲ 15년째 운영 중인 '영어교실'을 통해 지역사회 인재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참빛교회>

세상적 시각으로 보면 '작은 교회'지만 사역을 들여다보면 알차고 실속있는 '작은 거인'같은 교회다.

참빛교회 사역 중 주변에서 가장 놀라는 부분이 '참빛 영어교실'이다. 홍 목사의 부인 김래희 씨가 영문학 전공을 살려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영어교실 대상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현재 30명 정도가 수강하고 있다. 현재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 중 몇 명은 영어교실 출신들이다. 이 영어교실에서의 공부가 유일한 사교육이었던 학생이 최근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창립 20주년을 맞는 해에 시작한 '세계선교'는 왜 참빛교회가 저력있는 교회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4000만원을 들여 필리핀 루손섬에 있는 한국선교사가 세운 대학의 채플을 만들어주면서 세계선교가 본격화 됐다.

이후 필리핀 원주민마을에 교회를 세운 데 이어 NGO인 기아대책과의 협약으로 말라위에 우물을 파주고 교인 30명이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1대1 양육후원을 시작했다. 또 말라위, 스와질랜드, 필리핀 등지에 교회 10곳을 개척했다.

   
▲ 참빛교회는 세계선교의 지경을 계속 넓히고 있다. 사진은 스와질랜드 돈도지참빛교회. <사진제공=참빛교회>

교회형편상 특별한 선교예산이 편성된 것은 아니지만 목적헌금을 만들어 시무장로인 김금곤 장로를 비롯한 당회 중직들이 솔선수범하고, 교인 전체가 십시일반 세계선교에 아낌없이 헌신하고 있다.

홍 목사는 "사도행전의 안디옥교회 선교를 우리 교인들은 주목했다"며 "안디옥교회가 자기 것 다 챙겨가면서 선교한 것이 아니다.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선교에 순종했다"고 설명했다.

교회 주변의 군부대 2곳의 군인들에게도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군부대 내에 교회는 있지만 목회자가 없어 홍순안 목사가 3년 간을 자비량으로 섬겼다. 교회가 없는 동원예비군 부대에서는 매주 20명 정도의 군인들이 참빛교회를 찾아 예배도 드리고 점심을 먹고 복귀하곤 한다.

참빛교회의 비전은 세계선교의 지경을 넓히는데 있다. 현재 모잠비크에 교회와 중학교 시설 설립을 준비중에 있으며, 스와질랜드에 초등학교 설립을 계획 중이다.

홍순안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는 해외선교를 '땅끝선교'라고 부른다"며 "이 시대에 주님의 마음이 헐벗은 아프리카 지역에 계시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 교인들의 손길이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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