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 논단 ] 주간논단

홍기숙 장로
2015년 05월 20일(수) 16:39

몇 년 전에, 베트남 여성이 쉼터에 입소한 일이 있었다. 23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 전문 업체를 통해 한국의 농촌 총각에게 시집을 왔다. 남편은 자신보다 20살이 더 많았고,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고, 생활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그녀는 베트남과는 모든 것이 다른 한국에서의 생활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결혼이라는 프로젝트에 의해 한국 땅을 밟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순탄하지 않은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말은 통하지 않고 음식은 먹을 수가 없었으며, 베트남과의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서로 공감하거나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아졌다. 시어머님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트남 며느리가 답답하고, 가르치려 하지만 표정에서는 짜증이 섞여 불쾌감까지 주고, 며느리는 그런 시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어 고부간의 갈등이 증폭되었다. 더욱이 남편은 정신질환의 경력이 있었고, 알콜중독 증세가 있어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이며 폭력을 사용하여 순탄한 가정생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은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쉼터에 입소하던 그 날도 남편의 폭력을 견딜 수 없어 1366센터를 통해 쉼터에 입소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베트남에서 시집온 처자는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2개월 뒤 임신했던 아이를 지우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하고, 안타깝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작은자들을 위해 일을 하다보면 비단 이런 일뿐만 아니라 밖으로 드러내어 이야기하기조차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들이 많이 있다. 이런 일들을 누가 감당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여성쉼터에서 감당하는 사역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작은자들을 돌아보는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주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감당하고 있다는 고백을 듣게 될 때 이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격려할까를 생각하게 한다.
 
사도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하면서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고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단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고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것이 내게서 떠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함이라."(고후 12:7∼9)라는 고백을 하고 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실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빌립보교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그가 섭렵했던 모든 지식들을 배설물로 여긴다고(빌 3:8) 다시 고백하고 있다.
 
사도바울의 고백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사도바울의 고백은 자신이 갖추고 있는 학문적인 부분이나, 가문, 전통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로 자신을 잘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도바울처럼 세상에서 가진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면, 성령님은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돌아보고 보살필 수 있는 힘, 그리고 치유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가 위로하고 함께하는 힘을 공급해 주실 것이다. 
 
홍기숙 장로/여전도회작은자복지재단 이사장ㆍ서울믿음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