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고단한 사회적 약자의 삶

더 고단한 사회적 약자의 삶

[ NGO칼럼 ] NGO칼럼

윤동인 관장
2015년 05월 11일(월) 16:54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을 때 복지는 시작한다. 결국 도움을 요청하는 이가 없다면 복지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복지에 대한 관심과 요구로 무척 시끄럽다. 그만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다.
사회가 시끄럽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감이 없다는 뜻이다. 조용하게 얘기해서 소통할 수 있는 사회가 품격 있는 사회인데, 목소리 낮추고 조용히 살기에는 지난 세월의 아픔과 상처로 인내심에 한계가 온 듯하다.

최근 우리 사회의 복지 논쟁은 마치 연예계에서 사용하는 노이즈 마케팅처럼 '소음'을 일으키고, 대립이나 투쟁을 불러와 결국은 국민들간의 불신만을 조장하는 듯 비쳐져 무척 안타깝다. 힘겨운 삶의 현장에서 지쳐버린 우리에게 복지에 대한 섬세한 각론이 아닌 복잡한 계산과 이해에서 이루어진 총론 주장은 또 다른 불신과 혼돈 만을 가져다줄 뿐이다.

2014년 대한민국 국가 부채는 지난해 기준으로 1,211조원을 기록하여 전년도 보다 약 93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가 채무도 1,052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91만원 늘었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의 부채 규모도 문제지만 부채 규모가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당장 고민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2026년 초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담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사정이 이러 함에도 현실은 아무도 국민 일원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득의 재분배이다. 선진복지국가의 공통점도 역시 소득의 재분배다. 또한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가치문화도 공평성이다.

복지가 추구하는 소득의 재분배와 공평성이 무엇인가? 100원의 파이가 있고 10명의 국민이 있으면 10원씩 나누는 게 공평성인가? 그것은 수학적인 경제논리이다. 인간존중과 공생의 이념으로 시작한 복지의 공평성은 그렇지 않다. 인간에게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생존선이 있다. 생존을 위해 1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1개를 주고 5개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는 5개를 주어야 한다. 반면 남아서 곤란한 이들은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게 복지의 목적인 소득의 재분배요 공평성이다. 결국 부자는 더 내고 사회적 약자는 덜 내는 그래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본 생존선을 서로 맞추어 가는게 평등이다.

정치권은 복지실천에 앞서 복지의 고통분담 사실을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국민에게 복지의 파라다이스만 선전하는 것은 심각한 위선이다. 유럽의 고품격 복지는 모든 국민으로부터 골고루 세금을 거둬들인데 그 비결이 있다. 물론 이때도 조세의 공정성 이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혹은 아무리 싫어도 사실인 것과 사실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의 복지 논쟁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또한 깊이 있는 고민도 통찰력도 없어 보인다. 어쩌면 지금의 총론적인 복지가 사회적 약자의 삶을 더 빈곤하게 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삶이 더 고단해질 것 같아 몹시 염려스럽다.

윤동인 관장 / 동두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