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예배 : 포용적 영성 드러나는 예배로

<18 >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예배 : 포용적 영성 드러나는 예배로

[ 이야기가 있는 예배 ] 이야기가 있는 예배와 목회

김명실 교수
2015년 05월 04일(월) 17:45

부활절부터 시작된 50일 동안의 예배와 축제는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에 화해와 일치, 그리고 봉사와 선교를 강조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데, 그 절정은 세례성례전이다. 이는 3000명이나 세례를 받은 오순절 사건(행 2:41)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2세기에 이미 행해졌던 오순절의 세례는 사순절의 엄격한 훈련을 전제로 하는 부활절의 세례와는 다르게 금식 등의 고된 훈련이 금지되었다. '기쁨'의 원리 때문이다. 어거스틴도 이 기간의 금식을 엄격히 금하였을 뿐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할렐루야' 찬양을 더 자주 부르고 다니라고 했다.

고된 훈련이 금해진 오순절 세례에는 노약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여기서 고대 기독교인들의 실천적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목회현장에는 언제나 예외적 상황들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성경과 역사적 전통에 근거하여 대안적 지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는 언제나 약한 지체들을 위한 포용적 배려를 고려해왔다. 화해와 일치, 그리고 정의와 평화는 언제나 이러한 배려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2장에 따르면 성령을 받았다는 것의 가시적 표징은 함께 기도하고 떡을 떼며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준 것들인데, 이것이 바람직한 오순절 성령강림주일 예배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모두가 주님의 식탁에 앉을 수 있는 평등공동체,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디아코니아 사역공동체가 성령을 체험한 사람들이 일구는 참 모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은 나이, 성별, 인종, 민족, 언어, 건강과 빈부차이 등의 벽을 허물고 주님의 사랑의 복음으로 새 질서를 만드는 책임적 의지와 결단을 보이는 예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해외선교만을 강조하던 기존의 전형적인 주제를 넘어서서 보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신앙공동체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함이 좋다. 해외 이주민이나 노동자들, 혹 지역의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예배나 세대통합을 꾀하는 예배 등이 좋은 예이다.

기쁨의 50일을 위한 성서정과에서는 구약 대신에 사도행전을 읽는데, 이는 기독교 초기부터 있었던 전통이다. 혹 구약을 읽게 되면, 서신서의 위치에서라도 사도행전을 반드시 읽는다. 이는 성령님의 역동적인 사역들이 예배와 설교의 핵심주제라는 뜻이다. 한편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방언은 당시 실제로 존재했던 다른 지방의 언어들이었기에, 여러 나라의 말로 성경을 읽는 것은 오순절 성령강림의 사건을 기념하는 좋은 방식 중 하나다.

불의 혀나 비둘기 모양, 혹은 빨간 풍선이나 세계 만국기 등을 매다는 것이 성령강림을 기념하는 가장 보편적인 교회장식들이며, 다민족 다문화권의 북미교회들은 각 나라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순서로 예배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처럼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예배의 특징은 성령의 도우심 속에서 화해와 평등을 지향하는 포용적 영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김명실 교수 / 영남신대ㆍ예배와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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