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과 용서

긍휼과 용서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임인채 목사
2015년 04월 27일(월) 19:10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사자가 봄날에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생쥐 한 마리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지나가다가 그만 사자의 수염을 건드리고 말았다. 깜짝 놀라 낮잠에서 깨어난 사자는 생쥐를 붙잡아서 "조그만 놈이 겁도 없이 감히 사자의 낮잠을 방해해" 그러고는 당장에라도 그 큰 앞발로 밟아버릴 것 같은 기세를 보였다.

생쥐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면서 "사자님,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신다면 그 은혜는 결코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라고 빌었다. 생쥐의 모습을 본 사자는 '이걸 죽여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네까짓 작은 녀석이 무슨 은혜를 갚는단 말이냐? 좋다. 너를 용서해 주겠다"고 하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생쥐를 놓아주었다.

며칠 뒤에 사자가 숲속을 걷다가 그만 사냥꾼이 쳐놓은 그물에 걸리고 말았다. 빠져 나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그물이 더욱 조여드는 바람에 사자는 꼼짝을 하지 못한 채 울부짖기만 하였다. 그때 생쥐의 귀에 사자의 애처로운 울부짖음이 들렸고 생쥐는 지체하지 않고 사자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이빨로 그물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생쥐 덕분에 사자는 무사히 그물에서 벗어날 수가 있게 되었다. 무사히 살아난 사자는 생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또한 사과를 했다. "고맙구나, 생쥐야. 너 때문에 살게 되었구나. 이 은혜를 꼭 보답하마. 그리고 지난번에 너를 무시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 그러자 생쥐가 말했다. "사자님, 지난번에 저를 용서해 주신 것에 대해 보답한 것 뿐이에요. 저는 은혜를 갚았을 뿐이에요."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갈 때가 종종 있다. 왜 우리는 서로의 허물을 용서하지 못하고 서로 정죄하고 비난하는 일에 열심인지 모르겠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관용을 베푸는 일에 인색하다보니 분열과 다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교회 안에도 만연되어 있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갈수록 더욱 삭막해지고 있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가는 일에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 원수까지도 용서하고 70번씩 7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신 것은 용서함으로 나에게 자유가 있고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용서를 비는데도 용서하지 않으면 그것이 부메랑으로 나에게 돌아오게 되고 결국 내가 죽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됨으로 우리는 할 수 있는 대로 용서하고 또 용서해야 한다. 그리고 용서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고 이 생쥐처럼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며 나도 또 남의 죄와 허물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할 때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이 나라에 평화가 임하게 될 것이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마 5:7).

임인채 목사 / 동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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