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 기독교교육이야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장순애 교수
2015년 03월 09일(월) 16:32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 연구소 소장을 맡은 첫 해, 총회 교육자원부로부터 여름성경학교 아동부 저학년 성서학습교재와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받았다. 전국을 다니면서 강습회를 마치고 나니 이미 2013년의 절반이 다 지나있었다. 집필 경험이 없는 학생들과 거듭되는 시행착오로 진행속도가 몹시 느리기는 했으나, 모여서 기도하고 말씀을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음'을 통역하는 과정은 기독교교육 학도인 우리 모두에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교회교육은 '하나님의 마음'을 통역하는 과정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통역하는 일에 우선적 관심이 없는 교회교육은 그것이 설사 교회라는 공간에서 이뤄지거나 교회의 예산으로 시행된다 하더라도 진정한 교회교육 혹은 진정한 기독교교육이 될 수 없다. 특히 성경공부나 설교는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통역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와 프로그램은 성경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생각, 계획과 사랑, 능력을 드러내 보여주시는 원발화자(原發話者)이신 하나님의 그 마음과 생각, 사랑, 계획, 능력을, 그 메시지의 수납자(受納者)인 저학년 어린이들이 가능한 한 오해 없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되어야 했다.

그해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이었다. 우리 팀은 작은 이들의 벗이 되는 다양한 행동들 자체나 도와야 할 작은 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일을 교수목표로 두지 않았다. 대신 왜 작은 이들의 벗이 되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나님/예수님의 마음에 합당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써 '작은 이들의 벗'이 될 것인가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행동 자체를 배우기는 쉬우나,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배우기엔 아직 어린 저학년들에게는 애시당초 어려운 목표였다.

그러나 매스컴과 각급 교육기관 심지어 타종교에서도 이미 가르치고 있는 '다문화, 장애인, 북한동포, 가난한 이들'이라는 교육주제가 '예수님'없이 전달된다면, 그것은 그저 인류애를 실현하는 윤리교육일 뿐, 기독교교육이라 할 수 없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강조하는 집필도구로 쓰임받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 여호와의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온'(룻2:12) 다문화인들에게도 온전히 상주시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그리고 하나님의 그 마음을 전하는 구체적인 통로가 된 하나님의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보게하셨다.

또 장애인에게 '너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드러낼 수 있단다'(요9:3)라고 선포하시고 격려하시며, 실로암으로 스스로 찾아가도록 훈련시키시는(요9:7)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벗되신 예수님을 우리가 먼저 만나게 하셨다. 그런가하면 상종치 아니하던 사마리아 사람들도 '하나님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로 초대하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북한 동포를 바라보게 하셨고, 예수님 다시 오시는 그 날, "우리가 언제 예수님을 대접하지 않았나요?"라고 울부짖으며 억울해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언제 예수님을 대접했나요?"라고 궁금해 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예수님의 마음(마25:31-46)을 발견하게 하셨다.

교회교육에 쉽고 재미있는 것,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예수님의 그 마음, 그 사랑, 그 계획을 알아듣게 통역하기.

장순애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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