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씨앗들 - 철원교회

평화의 씨앗들 - 철원교회

[ NGO칼럼 ] NGO칼럼

정지석 목사
2015년 03월 02일(월) 18:42

교회는 믿음의 학교요 훈련소이다. 나는 이것을 철원에서 체험한다. 남북한 평화통일의 날이 '곧 온다 준비하라'는 하나님의 소명에 복종하여 들어온 철원 땅. 이 민족을 위한 하나님의 일꾼 피스메이커(Peacemakers)를 육성하는 국경선평화학교를 시작하면서 나는 제일 필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란 것을 체험하고 있다. 돈도 필요하고, 땅도 필요하고, 사람도 필요하고, 후원자도 필요하나, 지난 4년동안 나를 철원 땅에서 이끈 힘은 믿음이다. 평화의 씨앗들-철원교회를 개척하고, 나는 이 개척교회에서 믿음을 새로 배우고 훈련하고 있다.

처음 철원에 들어 올 때, 교회를 개척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국경선평화학교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기도는 매일 해야 한다 작정했다. 그래서 수도원을 구상했다. 유럽에서도 오래된 대학들은 수도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도 철원 산골짜기에 수도원을 짓고 기도생활을 하면서 국경선평화학교 운동도 해보자 마음 먹었다. 그런데 정작 철원에서 첫번째 시작한 일은 교회였다. 2012년 3월 1일, '평화의 씨앗들-철원교회' 개척예배가 있었다. 국경선평화학교의 개교식(2013년 3월 1일)보다 일년 앞선 일이었다.

살다보면 무슨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을 왜 하는지 모른 채 하는 일이 있다. 나에게 철원에서 교회 개척이 그런 경우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왜 누가 그 일의 배후에 있는지 알게된다.

4년 동안 철원에서 겪은 긴 이야기를 한 마디로 줄이자면 교회부터 시작한 것은 옳았다. 남북 평화통일의 준비를 하겠다고 철원 땅에 뛰어 든, 무모한(신앙적으로 표현하면 '믿음 좋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교회였다. 교회에서부터 그 일을 시작하라. 믿음의 학교에서, 믿음의 훈련을 하면서, 국경선평화학교 운동은 시작되어야 한다.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렇게 하신 것일까? 나는 예수님의 제자 파송사,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 10:16)란 말씀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은 뱀같은 지혜(냉철한 판단력)와 비둘기 같은 순결한 믿음을 필요로 한다. 그동안 나는 냉철한 판단력을 갈고 닦는 일에는 열심이었다. 사회학을 공부하고 신학 박사가 되기까지 공부했다. 그러나 비둘기 같이 순결한 믿음은 얼마나 갈고 닦았는가? 순결한 믿음에서 용광로 같은 열정과 헌신이 나온다. 하나님은 뱀같이 지혜로운 능력만 갖고는 남북한 평화통일을 준비할 수 없다고 보신 것이다. 순결한 믿음의 뜨거운 헌신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확실히 깨닫는다.

'평화의 씨앗들-철원교회'는 남북한 평화통일을 목표로 세워진 교회이다. 개척교회의 목회가 기쁘다. 매 주일 예배는 나의 철원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국경선평화학교 프로그램은 이 중심에서부터 원을 그리면서 전개된다. 낯선 땅 철원에서 남북한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일이 허무맹랑하지 않고 기쁘다. 믿음의 학교, 교회에서의 믿음의 훈련 덕분이다.

정지석 목사 / 국경선평화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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