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방식으로 '도마 돕기'

도마의 방식으로 '도마 돕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장순애 교수
2015년 02월 02일(월) 17:37

해마다 1월이면 우리 고등부는 반별 단합대회를 한다. 1인당 1만원의 지원금을 주면 어떤 반은 영화구경, 어떤 반은 볼링장엘 간다. 그 중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연코 '담임쌤 집에 가서 하룻밤 자기'다. 올해는 반별 지원금 주는 방법을 조금 바꾸어 보았다. 해마다 주던 만원을 그냥 주지않고 쟁반 노래방의 상금으로 건 것이다. 쟁반노래방에서 부를 노래는 올해 고등부의 주제가인 '예수 닮기를'이었다. 틀리지않고 한번에 2절까지 다 성공하면 1만5000원, 한번 틀릴 때마다 1000원씩 깍기. 5번을 틀리면 다른 해와 같은 1인당 만원, 더 많이 틀리면 만원보다 적을 수도 있다.

아이들의 쟁반 노래방은 감동적이었다. 잘 불러서 감동이 아니라, 안 틀려서 감동이 아니라, 자기 순서가 된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 진지하게 "내 평생 소원/예수 닮기를/예수 보기를/예수만 높이길/내가 원하네"라고 찬양하는 자체가 감동이었다. 아이들이 노래하는 내내 "성령이여, 이 가사가 이 아이들의 진정한 고백, 진정한 찬양이 되게 하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놀랍게도 재미있자고 시작한 쟁반 노래방이 같은 찬양을 반복하는 동안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시간으로 서서히 변해갔다. 쟁반 노래방이라는 재미있는 교육방법이 '예수 닮기를'이라는 의미있는 교육내용과 만났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였다. 어떤 반은 1만4000원, 또 다른 반은 9000원까지 내려간 반도 있었지만 성령께서 우리 모두를 찬양 가운데서 '예수 닮기를' 사모하는 행복한 소망으로 이끄셨다.

나 역시 예수 닮기를 원한다.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세우신 교회학교의 교사인 나는 우리의 참 스승(Master Teacher),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교사이고 싶다. 그래서 신약성경을 읽을 때마다 늘 예수님의 교육현장을 눈여겨본다. 내가 닮고 싶은 나의 참 스승 예수님은 놀라운 교육법을 알려주신다. 그 중 하나, 요한복음 20장에 나타난 제자 도마를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방법은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특별한 지침을 준다.

우리는 도마를 '의심많은', '회의적인' 사람이라고 단정짓지만 예수님은 그 순간 도마의 상태 그대로를 존중하신다.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내 손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지 아니하겠다'는 도마의 말을 대부분의 우리들이 '믿지 아니하겠다'에 방점을 찍으면서 부정적으로 듣지만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셨다. 오히려 도마의 그 말을 '눈으로 보고 싶고, 손으로 만지고 싶고, 그런 방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방식을 통해 믿고 싶어요'라는 간절한 갈망으로 들으신다. 그리고 도마의 스승 예수님은 스승이 선호하는 방식(29절, 보지않고 믿는다)을 고집하기 보다는 도마의 방식(보고 믿는다)을 따라 도마가 '믿는 자가 되도록'(27절) 도우신다. 결국 예수님의 교육목적은 달성된다. 요한복음에 나타나는 신앙고백의 절정이(28절, 나의 주님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도마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교회학교 교사인 우리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할까? 교사인 내가 옳다 여기는 나의 방식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을 예수를 믿는 자가 되도록 돕는 교회교육의 목적에 집중해서 나의 방식도 내려놓을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인가? 만일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교회교육의 목적인 믿는 자가 되기에 집중한다면 도마의 방식으로 도마를 신앙고백에 이르게 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학습자들의 방식을 존중하는 교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장순애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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