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을 회복하자

처음 사랑을 회복하자

[ 논단 ]

박계균 장로
2015년 01월 27일(화) 16:46

박계균 장로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장

 
얼마 전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좌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내용이었다. 비록 소설이지만 필자는 오늘날 어려움에 처한 한국교회가 생각해야 할 몇가지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

교단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4만 4000명의 교인이 감소했다고 한다. 쉽게 설명하면 500명 모이는 교회 88개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의 상황으로 조사를 다시 한다면 아마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교세 감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양적인 부분에서의 위기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21.3%만이 '기독교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는 로마가톨릭 29.2%와 불교 28.0%에 못 미치는 수치로, 국민 5명 중 4명은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 교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청년들의 복음화율도 고작 3%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론 명목적인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하면 더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교회 공동체에 속하며, 복음에 순종하기 위해 사는 청년들을 이 땅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은 교회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줌과 동시에 세대 간 선교의 어려운 현실과 한국교회의 위기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위기론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한국교회 위기론은 어쩌면 식상한 주제가 됐는지도 모른다. 그 동안 문제를 진단한 사람들은 많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도 있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아직도 한국교회의 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익숙한 상황이라고 해서 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구의 교회들이 밟았던 영적인 침체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례로, 18세기 이후 영국교회는 조지 휫필드, 존 웨슬레, 찰스 스펄전, 마틴로이드존슨, 존 스토트 등 많은 영적 리더들이 일어났고, 일시적인 부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필두로 한 이성주의의 영향과 교회의 세속화, 이슬람의 확장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영적인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 결과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계별로 차이는 있지만 영국의 현재 복음화율은 3~4%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한국교회가 오늘날 교회의 영적 위기와 침체의 심각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한국교회의 장기적인 영적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국장로회는 올해의 주제를 '처음 사랑을 회복하자(계2:4~5)'로 정하고 교회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계시록에 보면 우리가 첫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주님께서 촛대를 옮기신다고 경고하신다. 이는 첫 사랑의 회복이 선택의 사항이 아니라, 교회 존립의 필수 사항이며, 이를 회복하라는 주님의 엄중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결국 교회는 주님의 것이며, 교회의 위기 역시 주님께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오늘날 한국교회를 회복할 능력이 없지만, 만약 한국교회가 주님을 향한 사랑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주님만을 붙잡는다면 첫 사랑을 회복하기 원하시는 주님의 열심이 이제는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소망의 능력으로 역사하실 줄 믿는다. 이를 위해 장로들부터 모세처럼, 다니엘처럼, 예수님처럼 사랑의 회복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5년 새해가 밝았다. 현실은 어렵고, 여전히 힘들지만 미생과 같은 우리들이 다시 한번 주님 사랑하기를 결심하고, 겸손하게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 속에 일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오늘의 어려움을 반드시 은혜의 과정으로 승화시켜 주실 줄 믿는다. 아무쪼록 올해는 우리 안에 하나님을 향한 첫 사랑이 회복되고,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새로운 은혜의 역사가 쓰여지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