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산촌' 교회학교,감사합니다!

'농어산촌' 교회학교,감사합니다!

[ 기독교교육이야기 ] 기독교교육이야기<17>

장순애 교수
2014년 12월 01일(월) 19:00

지난 금요일 오전, 경상남도 창녕군 대합면에 있는 대합교회에 부모교육 특강을 다녀왔다. 목사님께서 연락을 주셨을 때 깜짝 놀랐다. '시골교회(죄송합니다!)에서 부모교육이라니…' 그러나 좁은 시골길 옆, 짧은 골목 안쪽에 있는 자그마한 교회당으로 들어선 순간 더 깜짝 놀랐고, 큰 감동을 받았다. 아기를 업고 속속 모여드는 엄마들이 내겐 감동이었다. 무엇보다도 부모교육에 직접 참여하시고, 끝까지 부모들과 함께 강의를 경청한 후 참석한 부모들을 일일이 격려하시는 담임목사님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하나님은 평생 서울에서 목회하리라 여기셨던 그 목사님을 갑자기 창녕으로 부르셨단다. 십 여 년 전 창녕에 내려와 보니, 서울에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장, 총무, 교사가 있는 교회학교'가 없더란다. 그래서 목사님께선 처음부터 '부장, 총무, 교사가 있는 교회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기도해 오셨다.

그 후 십년 남짓, 어려움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어느새 '부장, 총무, 교사가 있는' 교회학교 유치부, 아동부, 중ㆍ고등부를 갖게 되었다. 이젠 정원 80명의 인가받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교회학교의 모판으로, 지역사회 전도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고 아동부는 교육전도사까지 모시게 되었고, 고등부 졸업생들 중에서 세 명의 학생이 올해 영남신학대학교 수시입시에 합격했다고도 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게 하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의 간증에는 신앙적으로 척박했던 곳에서 교육목회적 비전을 품고 눈물과 피땀으로 그동안 생명의 역사와 교회학교 부흥의 역사를 일구어 오신 헌신이 진하게 묻어났다. 부족한 나를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로 부르신 후 하나님께서는 이전엔 만날 기회가 적었던 농어산촌의 작은 교회들과 자주 만나도록 하셨다. 동해바다를 끼고 찾아갔던 작은 교회에도 교사헌신예배가 있었고, 삼주 연속 만났던 청도 산골교회들의 교사 연합 세미나에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교사들의 간절함이 있었으며, 노란 참외가 그득한 성주 농촌교회들의 연합교사 세미나에는 머리가 하얀 장로님 권사님 부부교사로부터 어느 목회자의 자녀인 중학생 교사까지 함께 모여 있었다.

도시의 교회들에서도 유치부가 사라지고, 중ㆍ고등부가 사라지는 교회학교 위기의 시대에 전국 방방곡곡 농어산촌 교회들에서는 열악한 인적, 물적 자원을 핑계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 그대로를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하나님 나라의 미래를 일구는 교육목회자들과 교회학교 교사들이 있음에 깊이 뜨겁게 감사드린다.

사는 곳이 다르고, 나이가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농어산촌의 작은 교회들에서 한국교회의 무너진 성벽을 막아서고, 보수하고, 재건하는 교사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 몇 명의 아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려고 애쓰는 교회학교 교장이요, 기사요, 청소부요, 주방장까지 기꺼이 감당하시는 교육목회자들이 계신다. 그분들 안에서, 그곳에서, 나는 한국교회의 희망을, 교회학교의 희망을 본다.

장순애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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