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신앙생활, 지역교회와 함께

장애인의 신앙생활, 지역교회와 함께

[ NGO칼럼 ] NGO칼럼

유수상 목사
2014년 10월 06일(월) 19:19

교회가 장애인 성도 한 사람을 안으려고 노력한다. 신앙생활 잘 하도록 교회와 성도가 돕자고 한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 말씀은 이걸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 우리 할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뇌성마비장애가 있는 ○○씨는 월평빌라에 입주할 당시 어머니로부터 교회에 출석할 수 있도록 꼭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씨는 의사소통도 많이 힘들고, 이동, 식사, 용변 어느 것 하나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지역 내 교회 열네 곳을 문을 두드려서 겨우 한 교회에 출석할 수 있었다. 출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가대원이 되었다. 가사를 통 알아듣지 못하는 그의 찬양에 성도님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다. 일 년쯤 지났을 때, 교회 마당에서 본당까지의 계단 옆으로 경사로가 만들어졌다.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손수 공사를 하였다. 한 명 때문에 만든 게 아니라 근처에 사는 몸 불편하신 분들을 염두에 두고 만드신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지역사회가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처음 교회에 등록하기 위하여 수없이 문의를 하고 상담하는 통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어렵다고 하는 교회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복잡했다. 시골 교회는 성도님들이 몇 분 안 되는 데다 다들 연세가 많다. 그러니 중증장애인을 성도로 맞고 싶어도 감당하기 어렵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해되었다.

한편, 목사가 원장으로 있는데 월평빌라에서 할 일을 왜 지역사회 교회에 맡기느냐고 반문하시는 곳도 있었다. 입주자들끼리 예배드리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말씀에 마음이 복잡했다. 월평빌라에서 입주자들끼리 예배드리는 걸 왜 당연하다고 여길까? 지역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걸 왜 이상하게 여길까? 짐작하기는 다른 곳에서 입주자들끼리 예배드리는 모습을 많이 봤기에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지역의 교회들이 돌아가면서 주일 예배를 드리러 월평빌라를 방문하겠다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월평빌라 입주자를 교회 성도로 맞겠다는 제안은 없었다. 지역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하기보다 월평에서 따로 예배드릴 수 있도록 도우러 오신다는 것이다. 많은 교회와 성도님들이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잘 돕는 거라 여기셨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고 들은 게 대개 그러하니까.

시설에 거주하는 입주자도 지역교회에 출석하며 성도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주체적인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장애인만 따로 모아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주의 몸 된 교회에서 성도로서 교제하고 지체로서의 교회에서 함께 더불어 활동하도록 도와야 한다. 월평빌라에는 와상으로 계시는 입주자 분도 매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몇 번은 교회에 출석하고 목사님과 심방대원들이 찾아와 교제하고 예배를 드린다. 요즘은 지역의 여덟 교회에 입주자분들이 출석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있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사는 당신이 참 하나님의 사람이다. 사랑한다.

유수상 목사 / 이웃사랑 복지재단 대표ㆍ거창중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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