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치를 당하지 말라

다시 수치를 당하지 말라

[ 논단 ]

정영택 목사
2014년 07월 08일(화) 14:35

정영택 목사
부총회장ㆍ경주제일교회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당해 왔다. 그 어려움 가운데는 여러번 반복해서 당한 것도 많았는데, 단순한 고통을 넘어 수치를 동반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의 이유는 우리들의 내적분열과 분쟁과 파당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우리는 '안전불감증', '인재(人災)'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시원한 대안이나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또 언제, 어디에서, 어떤 것이 무너지거나 침몰돼 부끄러움을 당할 것인지, 그저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을 기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해야 할 것인지 답답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생각을 조금만 더 깊이 있게 하거나, 역사 의식을 조금만 가진다면 이런 어려움은 다시 당하지 않을 수 있는데'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다시 수치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가 중요하다. 신앙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역사의식 속에서 '깨닫는 자로서의 기도'가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위한 기도회를 많이 한다. 세월호 참사 때에도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필자는 기도할 때 그 사건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그 깨달은 바를 가지고 기도했으면 한다.

다니엘은 나라를 잃고 어린 나이에 포로가 돼 살던 중에 예레미야의 책에서 70년 만에 포로 생활이 끝나고 조국으로 귀환된다는 말씀을 보고 '아!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돌아가게 되는구나!'생각하며 즉시 기도한다.

다니엘의 기도는 첫째,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결심하고 기도한다. 가장 겸손한 자세로 기도하는 것이다.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둘째,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분명히 하며 기도했다. 그것은 위대하신 하나님, 신실하신 하나님, 인자를 베푸시는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믿음의 자세를 바르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그의 기도는 회개에 집중된다. 우리가 이미 범죄하며 포로가 되었기에 그 수치가 우리에게 돌아오고 큰 재앙을 만났게 되었다고 회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렇게 기도한 이유는 간단하다. 70년 전에 당한 수치를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다시 언급하기조차 싫지만 그래도 생각해보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천안함, 세월호, 포항요양병원과 장성요양병원 화재, 잇따른 기차, 지하철의 사고, 각종 산업재해들,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여전히 되풀이 되어 당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제도나 구조나 조직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자신이 그 앞에서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 성찰, 반성, 회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시 수치를 당치 않기 위하여'는 진정한 기도 속에서 건강한 자기 존재의 의미와 책임을 갖도록 하는데 기독교인은 물론 모든 종교인들이 종파의 이해관계를 넘어 앞장서야 할 것을 감히 주장해 보는 것이다.

정녕 다시 수치를 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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