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키워드 '나눔'과 '봉사'

시대의 키워드 '나눔'과 '봉사'

[ NGO칼럼 ] NGO칼럼

마상욱 목사
2014년 06월 24일(화) 12:25

2년 전 어느 날 중학교 2학년이었던 딸 승희가 필자의 연구실로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필자는 틀림없이 딸아이에게 무언가 말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청소년 사역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많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터라 딸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아빠 정말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승희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가 '선생님 나도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요?' 이런 말을 했어요." 필자에게 말하고 있는 승희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딸아이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배웠던 영어를 통해 교육봉사를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에서 다문화 가정의 한 아이를 6개월 동안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였고 영어에 전혀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13주가 지난 어느 날, 학습의 흥미가 전혀 없던 아이가 이런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그 아이와 몇 살 차이가 나지 않는 선생인 딸아이는 그런 변화를 보면서 "아빠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어요"라는 말을 할 정도로 흥분되어 있었다. 딸아이는 이런 봉사를 통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았다.

자녀들의 성장은 교회의 모든 영역인 디다케, 케리그마, 디아코니아, 코이노이아, 레이투르기아를 통해서 골고루 이뤄진다. 필자는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의 현장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힘든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의 목표를 찾고, 성취감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봉사활동은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준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아가페 명령은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축복이다. 이렇게 봉사를 통해 다음세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자기주도적인 봉사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봉사할 대상을 찾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돕고 싶은 대상이 누구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에 수동적으로 이끌려서 하는 활동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혹은 동아리 형태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로 지속적인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일회성 봉사는 엄밀히 말해서 체험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봉사자의 성장을 위한 활동이라면 주기적으로 몇 개월 혹은 몇 년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봉사의 의미를 찾고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여름과 겨울로 교회가 하고 있는 해외봉사활동도 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섬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대상자 중심의 봉사를 해야 한다. 때때로 봉사현장에서 봉자자의 자기중심적 생각이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발견한다. 봉사는 상대방의 요구와 결핍을 채워 주는 행위여야 한다. 봉사를 하면서 봉사를 받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

넷째 봉사자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록을 해야 한다. 봉사자로서의 진솔한 느낌과 체험을 기록함으로 자신의 성장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스스로에게 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기록을 함께 나눌 때 성장에 큰 힘이 된다.

원시사회에는 '생존'이 가장 중요했고,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에서는 '소유'가 키워드였다면 지식정보화 사회인 지금은 사회가 더욱 발전할수록 '나눔'과 '봉사'가 중요해지고 있다. 지식과 정보를 잘 나누고, 공유하며,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이다. 뿐만 아니라 나눔의 삶의 방식이 성경적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내주하며, 함께 하나가 되신 성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의 존재 방식을 결정하는 원리이다. 예배 때마다 암기하는 주기도문처럼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봉사의 참된 목적이고 방법이다.

마상욱 목사 / 사단법인 청소년불씨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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