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위기와 교회의 책임

리더십의 위기와 교회의 책임

[ 4인4색칼럼 ]

이장로 교수
2014년 06월 10일(화) 11:37

이장로 교수
고려대ㆍ한국리더십학교 교장

세월호 침몰 이후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면서 어떤 국민들은 이게 우리의 모습이란 말인가 놀라고 또 다른 국민들은 우리의 모습을 이렇게 망쳐 놓은 누군가를 향해 분노하고 있다. 다양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비로소 가면을 벗은 우리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세계에서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저출산율은 미래의 삶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보여주며,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율은 현재의 삶에 대한 국민들의 절망을 보여준다.

무너진 공교육 속에서 날로 오르는 사교육 지출비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점차 쌓여만 가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이념 및 세대 갈등, 분노와 다툼은 사회를 찢어 놓았다. 사회 구석구석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국가를 이렇게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국민들은 그동안 권력을 많이 가지고 행사해왔던 대통령과 각계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하면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땅의 지도자들 특히 공직자들은 국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음은 분명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위 '관피아''법피아'가 국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고위 권력자들의 부패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대 정부는 모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싸웠지만 어느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런 리더십 위기를 탈출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먼저 권력자들이 그 권력을 오남용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선진국 수준에 맞게 강화하고 이를 엄정하게 실행하는 일이 시급하다. 특히 권력을 가진 고위 공직자, 법조인, 정치인들이 정경유착을 하거나 부정하게 돈을 벌 수 없도록 '김영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퇴직 후에 로펌이나 협회 등에는 평생 취업하거나 자문하지 못하도록 해서 부패의 원천을 봉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먼저 거듭나야 할 것이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운영하는 리더십을 혁신하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리더십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 땅 위에 자칭 지도자들은 많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지도자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총리 한 명을 못찾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세월호 침몰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죄악 된 모습을 정의롭게 개혁할 수 있는 청렴성과 능력을 겸비한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공감하며 희망을 주고 새 시대를 열 수 있는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가적인 리더십 위기에서 교회마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오늘날 교회를 떠나는 대다수의 이유가 예수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들, 특별히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불일치'로 인해 교회를 멀리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대한민국이 부패한 것은 국가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는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그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먼저 교회의 지도자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의 리더십 모델을 따르는 것이 대한민국이 다시 사는 길이다. 위기 탈출의 길은 교회를 통한 리더십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때 마다 하나님은 새 지도자를 부르시고 새 시대를 만들어 가신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어 갈 만한 '작은 예수들'을 키워내고 이들을 국가사회의 모든 영역에 파송해서 대한민국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로 만들어갈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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