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이 살아야 가정이 산다

식탁이 살아야 가정이 산다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곽군용 목사
2014년 05월 26일(월) 16:48

1963년 8월 28일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워싱턴 대행진'에서 행한 마틴 루터 킹 2세 목사님의 그 유명한 설교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어린 아이들이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녀들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녀들이 사랑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수많은 좌절과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 그 나라는 흑백인종차별 극복의 꿈은 실현되었다. 식탁에의 꿈이 민족의 다음 세대를 바꾼 것이다.

나에게도 내가 섬기는 우리 교회 성도들과 그 가정들을 위한 식탁의 꿈이 있다. 그 꿈을 머리 속에 그리며 오늘도 기도한다. 그 꿈은 이렇게 시작된다.

"날마다 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니 일주일에 저녁 두 시간 정도만이라도 온 가족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모여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는 날 말이다. 그 때만은 텔레비전을 보지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물론 신문이나 읽을 책을 그 식탁에 가져와서도 안된다."

아이들이, 아들이건 딸이건, 모두 엄마를 도와 식탁을 차리되, 식탁에 모든 음식이 다 차려지고 엄마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아버지는 식사를 시작하지 않고 기다려야 할게다. 이날은 식탁에서 절대로 반찬투정을 해서는 안되는 날로 정했으면 좋겠다. 반찬이 없더라도 아버지는 이 식탁에서 엄마의 반찬 솜씨를 칭찬하고 아이들은 차려진 음식에 무조건 감사하는 날로 정하면 금상첨화겠다.

이 식탁에서 아이들은, 밥을 씹으면서도 마음 놓고 자기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혹은 한 주간 직장에서 있었던 그들과 그들의 친구들, 그들의 애인들의 이야기가 미주알고주알 식탁에서 펼쳐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아빠와 엄마는 눈높이를 낮추어 들어주고, 관심 가져 물어보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간만큼은 아이들을 향한 훈계도, 잔소리도, 공부하라는 말도, 그리고 야단치는 시간도 아닌, 들어주고 배꼽 빠지도록 웃어주고, 아빠가 아이들에게, "아빠, 엄마는 너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나님이 너희들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너희들은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격려로 축복해 주는 식탁이었으면 좋겠다.

식사를 먼저 마쳤어도 일어나서는 안된다. 계속 남아 있는 식구들과 함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또 들어주는 시간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식탁의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찬송가를 가지고 와서 온 식구가 다 함께 한곡을 부르고 간단하게, 아주 간단하게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서 축복기도를 해주면서 식사를 마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빠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엄마는 부부만의 시간을 위해 다과와 차를 준비하는 크리스찬 가정의 식탁에 대한 꿈이 나에게는 있다."

가족들이 다 참석해야 하는 이런 고정적이고 계속적인 식탁의 시간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정에 대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심고, 아빠 엄마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을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식탁의 시간을 잃어버린 가정들이 너무도 많다. TV에, 스마트 폰에, 컴퓨터에 식탁의 재미와 대화를 잃어버려 자녀들의 마음도, 그들의 신앙도, 가정의 행복도 잃어버린 크리스찬 가정이 의외로 많다.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는 크리스찬 가정의 이혼률, 이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나는 오늘도 내가 섬기는 교회 모든 성도들의 식탁이 살아나기를 기도한다. 식탁이 살아야 가족 간의 대화가 살고, 대화가 살아야 가정이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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