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리더십

불의한 리더십

[ 4인4색칼럼 ]

이장로 교수
2014년 05월 13일(화) 11:53

세월호 참사는 타락한 리더십의 죄악 된 모습을 온 천하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을 탈출시켜야 하는 책임을 내팽개치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제일 먼저 도망쳤다. 배 안에서 구조선을 애타게 기다리던 삼백여 명이 참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무책임 할 수 있단 말인가.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하려고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해난구조 책임을 맡은 해양경찰청을 비롯한 정부의 리더들은 초기 대응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구조의 기회를 놓치고 끝내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 국민은 물론 세계인이 간절히 구조를 기대하며 바라보는 앞에서 정부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리더들이 올바로 판단하고 신속하게 대처했다면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이처럼 무능하단 말인가. 유가족과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주인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수명을 다한 선박을 들여와서 무리하게 증축한데다가 사고 당일에는 화물을 기준치보다 4배 이상 과적해서 침몰의 직접 원인을 제공했다. 청해진해운은 승객의 안전과 목숨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돈만을 탐한 것이다. 이 회사의 실질적 소유주는 한 기독교 이단 종파의 지도자라고 하는데 이전에 세모사건에도 연루돼 징역을 살았다. 하나님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사악한 종교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어디 이들 뿐인가. 선박의 안전검사를 담당하는 한국해운조합을 비롯해서 해양구조협회, 한국선급 등 소위 '해피아' 내지는 '관피아'들은 곳곳에서 권력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취했기 때문에 세월호와 같은 대형 참사를 가져온 것이다. 이사야 선지자의 말처럼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은 이처럼 썩어 버린 관료사회를 보면서 실망하고 있다. 어느 한 곳 만이라도 의로운 리더가 있었다면 이런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의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희생자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치유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 이지만 이에 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 부패한 사회를 개혁하고 침몰해가는 '대한민국호'를 건져 낼 리더십이 일어나야 한다.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리더, 책임을 완수하는 능력 있는 리더, 돈을 탐하지 않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리더가 사회 곳곳에 바로 세워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불의한 이 땅에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하자.

그런데 과연 누가 의로운 리더인가?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참으로 의로운 리더이다. 그는 인류를 구원하려고 십자가에서 자기의 목숨을 희생양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다. 그는 죽기 까지 순종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루셨다. 하늘의 권세를 가지셨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자기의 이익을 결코 구하지 않으셨고 도리어 사람들의 종이 되어 섬기셨다. 그는 참으로 선한 목자이고 서번트 리더이다. 그는 죽기 위해서 오셨던 것이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도 그를 본받아 살았고 또 그렇게 죽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믿을 수 있는 리더, 의로운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

이때에 교회가 의로운 리더십을 확산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교회가 사회보다 의로워서가 아니라 교회는 본질적으로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이처럼 부패하고 캄캄한 것은 교회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누구 보다 먼저 회개해야 한다. 교회마저 물신주의에 빠져서 국가사회가 지켜야 할 생명의 가치를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했다. 교회는 이제라도 예수님의 리더십을 가르치고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구현하는 의로운 리더십을 세상 속으로 흘러 보내야 한다.
 
이장로 교수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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