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통일'만이 대박 이룬다

'준비된 통일'만이 대박 이룬다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4월 07일(월) 17:51

'통일은 대박'이라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치권은 물론 기독교계에도 파장을 몰고 오는 가운데 최근 비교되는 두 종류의 평화통일 관련 행사가 개최돼 주목된다. 본교단의 두 교회를 포함한 10개 교회가 연합해 통일선교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를 설립한 것이 하나이고 한반도평화연구원이 평화포럼을 개최한 것이 그것이다.

두 행사에서는 "한국교회가 통일을 너무 쉽게 말하고 접근한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독일의 통일을 위하여 서독의 교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알려고 하지 않고 무작정 복음을 앞세워 통일 당위론을 말하는 것은 위험하고 자칫 교회를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단 총회에도 통일선교대학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들끼리 연합해 새로운 통일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은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다.

평화포럼에서는 주목할만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교회의 평화통일을 위한 연구와 노력은 신앙과 현실에 정통해야만 사회적 대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기독교에 대한 불신이 커서 기독교 싱크탱크가 갖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기독교 지식인의 부패와 무능함 때문에 기독교계 활동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사회적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충고는 차라리 외면하고 싶을 정도다.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이 대통령의 바람대로 대박이 되기 위해 세대별 통일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하는 과제를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한다는 발표에 주목한다. "통일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슈임에 틀림없지만 무엇보다 세대 간의 과제"라는 시각에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이 집중해야 할 포인트인 것이다.

20대 이하의 '다음세대' 혹은 '자녀세대'는 우리 사회의 주역이자 통일시대를 열어갈 재원들이다. 한국교회는 그들의 삶의 정황을 이해하고 기독교에 대해 비판하고 회의하는 이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분단과 전쟁, 산업화를 이룬 세대와 태어날 때부터 이념과 무관하게 살아온 세대가 같은 통일론에 동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막대한 통일비용을 지불해야 할 세대와 통일의 가장 큰 시혜자가 될 세대가 다르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막연한 기대와 당위에 얽매여 통일을 함부로 말하지 않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연구 없이 복음통일을 꿈꾸는 한국교회의 현실은 하루빨리 변해야 한다. 진정한 통일 대박을 꿈꾼다면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긴 호흡으로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치밀하고 구체적인 통일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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