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쉼 프로젝트'를 다녀와서

'목회자 쉼 프로젝트'를 다녀와서

[ 기고 ]

장성덕 목사
2014년 04월 07일(월) 17:10

힘겨웠던 목회 속 '오아시스' 같은 기회
하나님과 기독공보가 준 소중한 선물

2014년 3월 11일, 기독공보가 마련해 준 '목회자 쉼 프로젝트' 참여의 날, 새벽기도회 마치고 이 곳 지리산 자락의 수철리에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며, 아침 6시경 아내와 나는 쉼을 위한 길을 떠났다. 승합자동차로 남사, 덕곡, 합천의 동역자들과 어울려 모처럼 함께 하는 4시간 300km의 여정, 먼저 하나님께 영광이요, 기독공보에는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경안노회 안동 성로원에 계시는 어머니 김복순 전도사님을 가는 길에 문안을 드리면 좋겠다는 동행인의 제안에 영곡기념관 옆 경안성로원에 남사 딸기 한 소쿠리를 안고 오전 11경에 도착, 92세로 예쁘게 세월을 즐기시며 우리를 축복하시는 어머님께 세배를 드리고, 따뜻한 차 한 잔과 아울러 축복을 받았다. 다시 서둘러 출발하여 5번국도 새 길을 따라서 풍기까지 직행, 풍기 나들목 근처에서 그 유명한 풍기사과를 맛보고, 단양 팔경 중에 하나인 도담삼봉을 바라보는 강변에서의 꿀맛 같은 점심, 다시 국도를 따라 매포라는 안내판을 보고 55번 고속국도로 진입하여 신림 나들목으로 나와서 오른편 멀리 명성수양관을 바라보며, 5번 국도로 몇 십 분을 더 달렸다. 물론 차 안에서 맛있는 것도 주고받으면서 근간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오크밸리. 숙소를 가르키는 묵직한 표지석을 보고 우리들은 참았던 환호를 질렀다. 살다보니 하나님이 별 것을 준비하여 쉬게 하신다. 기독공보를 보고 먼저 제안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기도와 함께 오렌지재단과 기독공보, 오크밸리를 위하여  축복의 기도를 드렸다.

   
▲ 함께 쉼을 가졌던 동역자들과 함께. 좌로부터 필자 장성덕 목사(금서교회) 부부, 김진호 목사(합천소망교회), 최호근 목사(영광교회). 함께 간 남사교회 이석주 목사는 촬영하느라 사진에는 없다.
우리가 사는 인생을 그래도 잠시나마 함께 회고해보자고 하면서, 넓고 생소한 곳이지만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었다. 오크밸리교회도 가보고, 같은 이유로 온 진주남노회의 목사님 내외분도 만났다.

목회자의 삶이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때론 무겁게 느끼면서 38년을 아내와 함께 그리고 가족을 품고 기도하면서 살아온 내 목사로서의 인생을 이제 서서히 마무리하는 시기에 '목회자 쉼 프로젝트'는 마치 히브리 민족이 긴 광야여행에 만난 70주 종려나무 그늘의 오아시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준비해간 몇 자루의 촛불을 여기저기에 밝히고 남정내들의 서툰 솜씨로 준비한 카레라이스로 저녁을 즐겼다. 어떤 부지런한 친구가 준비해 온 윷판으로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산골 목회자의 삶 속에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도회지 누구 못지 않은 호사를 누리는 밤이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푹신한 침대, 하얀 시트의 호사스러움을 즐기지도 못하고 안락한 오아시스의 밤을 동역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하얗게 밝혔다. 이튿날 늦은 아침, 약간의 찬바람과 함께 부지런한 골퍼들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하늘로 티샷을 날려본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때마침 내리는 봄비 속을 지나 다시 지리산 자락의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당 금서교회'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다. 약간은 피곤하다 싶지만 수요일 밤에 모이는 거창시찰회 임불교회 연합집회에 참석함으로 이번 여정의 꿈결 같은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비록 짧은 쉼의 여정에 스쳐지나 간 듯한 일이지만 오래 기억하면서 추억할 수 있는 이 소중한 선물을 자랑하고 싶다. 아직은 조금은 더 살아봐야 되겠지만 또 언제 이런 횡재가 올까. 산골 오지의 목회자들을 초청해 준 기독공보에 너무 감사하다.

장성덕 목사 / 금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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