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선교적 교회'

함께 만드는 '선교적 교회'

[ 논단 ] 주간논단

이근복 목사
2014년 03월 31일(월) 17:3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 원장으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 2008년 이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주제는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적 대안은 무엇일까?'이다.

이러한 핵심 고민을 풀기 위해 신학대학의 선교학 교수들을 주축으로 현장 목회자들과 같이 교회 본질인 선교의 차원에서 지역사회를 바르게 섬기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실의 하나가 지난해 WCC 부산 총회에서 우리 교육훈련원이 전시관을 운영하며, 자료집과 영상으로 선교적 지역 교회론과 모범적으로 지역 사회선교를 실천하는 한국교회들을 소개한 것이다. 우리 부스가 외진 곳에 있었음에도 한국어 책자는 모두 동이 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방문했고, 해외 방문객 가운데 중부 유럽과 남미의 교회 지도자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며 협력을 요청했다.

이때 소개한 교회 가운데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성암교회(조주희 목사)로 지역 사회를 헌신적으로 섬기는 까닭에 모 일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5년 전에 우리 교육훈련원과 함께하는 교회와사회복지연구소로부터 1년 4개월 간 컨설팅을 받은 교회로, 지역사회 선교를 위해 비전센터를 만들고 어떤 내용으로 채울까 고심하고 있을 때 컨설팅을 시작했다.

연구소와 우리 훈련원이 함께 성암교회 교인들의 바람과 지역사회의 욕구를 조사하고 교육한 후, 주민대표들과 교회의 지도력들이 힘을 모아 어린이 도서관과 카페를 열었다. 컨설팅 과정에서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회 리더들의 배우려는 자세, 지역주민을 대상화하지 않고 동행하겠다는 목회철학,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와 분석이 아름다운 결실을 낳았다.

그 결과 '다섯콩어린이도서관'과 '바오밥나무카페'는 동네의 명소가 되었고, 대부분의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는 요즘도 성암교회는 나날이 생동하며 발전하고 있다. 이는 교회의 성숙함을 돕기 위해서는 목회를 위한 전문적이고 공적인 지원체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교육훈련원은 선교적 지역교회론의 가치에 주목하여, 지난 1월 27일 '에큐메니칼 목회자 인문학 전국모임'에서도 '한국교회의 바른 좌표'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좋은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한국일 교수(장신대)가 내린 결론은 에큐메니칼운동이 교회 성숙과 올바른 선교를 위해 기여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그동안 기구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지역교회의 다양하고 실제적인 경험으로부터 지역의 에큐메니즘을 발전시켜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또한 교회들이 지역사회의 선교적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신학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지역사회에서 지교회가 감당해야할 여러 가지 선교적 과제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공적 지원체계가 되어야 한다. 빠르게 변하고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는 우리 사회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현장목회를 고려할 때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교회의 성숙과 발전이란 공동과제를 실현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목회자 사역 지원, 지역 에큐메니칼운동의 지지 그리고 회원교단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교회연합운동을 전개할 때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다.

이근복 목사
교회협 교육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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