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파수꾼의 삼중 사명

이 시대 파수꾼의 삼중 사명

[ 논단 ] 주간논단

류태선 목사
2014년 03월 18일(화) 15:52

마가복음 1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깨어 있으라"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특히 37절에서는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고 하셨다. 에스겔서 33장 7절 이하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삼으시고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대신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경고할 사명을 맡기신다. 파수꾼의 역할은 현존하는 혹은 임박한 위험을 사람들에게 알려 줌으로써 그것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파수꾼이 깨어 있지 못하면 자신이 망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함께 망하게 된다. 그런데, 이사야서 56장 10절 이하에 보면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여 벙어리 개들이라, 짓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들이요…”라는 말씀이 있다. 물론 당시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꾸짖는 말씀이다. 그런데 이 말씀을 읽으며 마음이 힘들고 불편하다. '과연 우리는 깨어 파수꾼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가?'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세상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가득하다. 세 모녀 자살 사건에 이은 연쇄 자살 사건들과 그것이 보여주는 이 나라의 허술한 사회안전망 실태, 국정원 댓글 사건이 보여 준 공정한 선거와 민주주의의 위기에 이어, 같은 기관이 관련된 공문서 위조 사건에 의한 인권의 위기 등이 작금, 세간의 화두다. 또 지난해 대선에 이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기독교인들 중에도 "선거 후에는 공약(公約)은 잊으라"고 강변하며,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포함한 전국민을 상대로 거짓말(空約)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분명 우리들에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파수꾼으로서의 사명과 그것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깨어 있음'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들도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처럼 '맹인이요, 벙어리 개요, 꿈꾸는 자'라는 하나님의 책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첫째,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 주님께서 "깨어 있으라"고 하신 말씀의 기본적인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약속해 주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요14:1, 시37:5~6)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주여, 주여"하는 자들이라도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지 아니하는 자들은 엄히 심판하시는(마7:21~27), '하나님에 대한 경외'(잠9:10)를 함께 간직하고 깨어 있어야만 한다.

둘째, 우리는 교회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 교회는 교회다움을 잃어버림으로 세상의 신뢰를 잃었다. 하나님은 그런 교회를 심판하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포함한 전 그리스도인의 윤리 회복을 시작으로,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으로서의 교회다움을 회복할 복합적 대책들을 구체화하여 지체없이 실시해 나가야 한다.

셋째, 우리는 세상의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노아로 하여금 타락한 세상을 구원할 사명을 맡기신 이래, 하나님의 종들을 파수꾼으로 세워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하셨다. 세상을 위한 파수꾼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는 것 자체가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 글 전반부에서 이야기한 사건들은 우리가 묵과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현상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결코 '벙어리 개'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에스겔을 이스라엘 민족의 파수꾼을 삼으셨던 하나님은, 지금은 우리들을 이 민족의 파수꾼으로 불러 세우셨다. 제자들에게 "깨어 있으라" 경고하신 주님의 말씀은 오늘 우리들을 위한 말씀이기도 하다. 진정 지금은 우리가 깨어 우리 자신의 파수꾼, 교회의 파수꾼, 세상의 파수꾼의 삼중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다.

류태선 목사
생명의길을여는사람들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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