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뒤에 부활

고난 뒤에 부활

[ 기자수첩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3월 03일(월) 17:51

지난 5일,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사순절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달 26일 열린 총회 임원회에선 쉽지 않은 안건을 처리했다. 주님의 고난에 참여하는 취지에서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사순절에 금식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모금을 실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수 앞바다에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을 비롯해 영동지역과 포항 울산 경주지역에 폭설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며 이집트에서 뜻하지 않은 폭탄테러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천정 붕괴로 슬픔을 겪고 있는 부산외대 피해 학생들과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을 실시하기로 한 것. 

제98회 총회 주제를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로 정하고 한 회기동안 총회 주제에 따른 정책을 추진해온 총회 임원회가 모금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찾아가는 총회'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번 회기에 전국노회를 방문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해온 임원회로선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총회 산하 교회들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회 주일헌금도 지난 회기와 비교할 때에 참여 교회수는 늘어지만 헌금액은 오히려 줄어들었음을 잘 알고 있던 총회 임원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순절을 앞두고 주님의 고난에 함께 참여하는 의미로 이와같은 결의를 끌어낸 것. '나눔'과 '섬김', 그리고 이웃 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총회 임원들은 사망한 부산외대 학생들을 직접 조문하기 위해 총회장이 장례식장을 방문하는가 하면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당한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부총회장이 직접 진천으로 한걸음에 달려가기도 했다. 

사순절을 보내며, "고난의 자리가 없으면 부활의 자리도 없음"을 깊이 이해하고 몸소 실천으로 옮기려는 총회 임원회의 결의가 오늘날 고난 속에 있는 한국교회를 부활의 자리로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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