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으로 승부 한다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한다

[ 4인4색칼럼 ] 4인4색칼럼

이창연 장로
2014년 02월 27일(목) 11:25

간혹 필자의 강연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으면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어본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이론이나 개념보다는 예화나 사례를 떠올리며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어떤 관념이나 사실(fact)보다 스토리(story)를 더 잘 기억한다는 증거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 마케팅'에 관심을 갖는다.

이순신 장군은 4백 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를 잘 기억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 때문이다. '사람이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은 곧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를 남긴다'는 말이다. 현대그룹에는 정주영 회장과 관련된 일화들이 적지 않다. 세상을 떠난지 오래지만 지금도 광고의 소재가 되고 그룹의 정신을 널리 알려 호감을 이끌어 내고 있지 않는가. 에피소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입소문을 만드는 원천이 된다.

성경을 읽어보면 가르침을 나열하지 않는다. 모두 비유와 예시 그리고 이야기로 풀어 놓았다.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더 귀를 기울이고, 더 잘 이해하며, 내용을 마음에 새겨두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플 솔(waffle sole)이라는 신발 밑창은 기업 나이키를 성공으로 이끈 제품이다. 그 와플 솔의 탄생과 관련해 생겨난 일화가 있다. 육상코치이자 나이키의 창업자인 빌 바우어만이 선수들의 최고기록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아내가 만들고 있던 와플을 보고 와플 모양의 밑창을 만들게 됐는데 이것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복분자 술의 스토리텔링을 보라. 복분자술은 뒤집을 복(覆)과 동이 분(盆)이 합쳐져 생긴 이름이다. 마시고 나면 힘이 좋아져 요강이 뒤집어질 만큼 소변이 강해진다는 의미란다. 그런데 복분자 술을 마시고 실제로 요강을 뒤엎은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없다. 사실이 아니란 걸 뻔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괜한 믿음을 갖는다고 한다. 필자가 차고 다니는 시계는 면세점 점원으로부터 수중 100m에서도 방수가 된다는 말을 듣고 좋은 시계라고 생각돼 구입했다. 그런데 필자가 100m 물 속에 들어갈 리도 만무하지만 시계 주인은 죽고 시계만 살아 있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데도 스토리텔링에 넘어가 비싼 시계를 사고 말았다.

다소 과장되어도 재미있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긍정적 반응이 일어난다. 미국의 대법원 판사로 30년간 재직한 올리버 홈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계량적으로가 아니라 극적으로 판단한다." 즉 분석적 자료가 아니라 극적인 사건을 부각시킬 때 배심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필자는 요즘 아프리카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를 돕고 있다.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가 수백 만 명이나 되니 도와 달라고 막연하게 말하는 것으로는 후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를 잃고 쌀 한줌으로 오형제가 먹고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소개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여 후원에 동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도나 선교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ㆍ총회 회계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