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목자: 게일의 삶과 선교'를 읽고

'착한목자: 게일의 삶과 선교'를 읽고

[ 기고 ] 독자투고

탁지일 교수
2014년 01월 27일(월) 17:28

한국교회 위한 40년 사역 집대성 

우리에게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선물해 준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S. Gale, 1863-1937) 연구의 완결판이 출간되었다. 게일을 비롯한 재한 캐나다선교사 연구의 권위자인 유영식에 의해 발간된 '착한목자- 게일의 삶과 선교'(진흥출판사, 2013)는 총 2권으로 된 2000여 쪽에 이르는 역작으로, 1888년 내한 후 40년 동한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한 게일에 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다.

게일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를 졸업한 후, 교내 YMCA의 파송을 받아 1888년 25세의 나이에 한국에 왔다. 총 53일의 긴 여행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게일에게 비쳐진 한국인들의 첫 모습은, "모두 하얀 옷을 입고, 크고 잘 생긴 사람들이며, 모두 담뱃대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게일은 부산을 시작으로 원산과 서울 등 국내 곳곳에서 헌신적인 선교활동을 감당했다. 선교 초기 한국어와 문화를 익히기 위해 소래교회에 간 것을 시작으로, 게일은 조선반도 곳곳을 수 십 차례 종회무진 누비며 복음을 전했다. 또한 그는 복음전도를 위해 천로역정(1895)을 비롯해 많은 신앙서적들을 한국어로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한영사전(1897), 춘향전(1913), 심청전(1913), 구운몽(1922), 조선민족사(1927) 등을 영어로 번역하거나 저술한 신학자인 동시에 한국학 전문가였다.

이 책의 저자 유영식은 캐나다에 오래 전 이민하여, 신학을 전공했고,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와 요크대학교에서 기독교역사와 한국학을 가르쳤다. 그는 누구보다도 게일을 잘 알고 사랑하는 연구자이며, 그 스스로 게일처럼 목사, 신학자, 그리고 한국학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신학과 한국학 연구는 게일로 인해 시작되었고 깊어졌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던 게일 관련 자료와 유품들이 가족들의 손을 떠나 유영식을 찾아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자택에는 게일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책과 그림 그리고 유품들로 가득 차 있는데, 특히 게일이 사용하던 책상이 그의 서재에 놓여있다. 게일의 체취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책상 위에서 유영식은 게일의 삶과 선교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 책상에서 시공을 초월한 게일과 유영식의 대화가 이루어졌고, 그 대화의 열매가 바로 금번 발간된 이 책이다.

한국과 캐나다 수교 50주년과 게일 탄생 150주년인 2013년에 발간된 이 책은 총 2권으로 되어있다. 제1권은 게일의 성장기, 한국도착과 초기 선교활동, 원산에서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부에서는 그가 은퇴 전까지 27년간 담임했던 연못골(연동교회) 시기의 목회, 신학, 학국학 연구에 관한 기록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제2권은 게일의 편지, 설교 및 각종 기록들이 번역 소개되고 있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하에서의 게일을 비롯한 선교사들의 선교활동과 삶에 대한 가치 있는 일차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은 게일의 영문 원본과 희귀 사진들도 포함하고 있어, 한국교회 초기형성사와 게일연구에 반드시 참조해야만 하는 명저로 한국교회사에 남게 되었다.

유영식은 최근 게일과 함께 대표적인 캐나다 선교사인 로버트 하디(Robert A. Hardie, 1865-1949)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선행연구가 미진했던 하디에 대한 연구와 자료집 발간은, 게일 자료집과 함께 초기 한국교회 설립과 부흥의 비밀을 알려줄 교회사의 소중한 열쇠가 될 것이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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