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 앞에서 버릴 것들

풍랑 앞에서 버릴 것들

[ 논단 ] 주간논단

김철모 장로
2014년 01월 23일(목) 13:26

기독교 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양적으로 급성장하던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본교단 통계만 봐도 한 해 동안 4만 1600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런 현상이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며, 유럽 교회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믿고 싶지 않은 전망들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한때 한국교회는 십자가만 세워 놓으면 교회가 부흥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자만과 교만에 도취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잘 순항하던 한국교회가 풍랑을 만났다. 그리고 풍랑을 만난 배는 비워야 한다.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순교자들의 핏 값과 눈물의 기도로 이 땅이 놀라운 은총을 받은 것을 깨닫지 못하고, 마치 우리의 능력, 힘, 방법으로 부흥한 것으로 판단해 세상의 방법과 가치로 계산했음을 고백해야 한다.

오늘날 교회는 세상을 정화시키는 좋은 모델이 되기보다는 부익부 빈익빈의 이치가 적용되는 물량적 교회, 성장과 교세 확장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의 효과를 경건과 복음의 능력으로 착각하고 있다. 세상적 가치와 논리를 쉽게 교회에 적용하고, 경영학 등 세상 학문을 기초로 분석하고 판단하며 그것이 마치 하나님의 방법이요 뜻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또한 스스로 그 처한 현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교회의 수는 엄청 많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적다. 이런 현상 이면에는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교회와 세상을 대립적 관계로 이해하는 이원론적 신앙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21세기에 한국교회는 세상을 하나님의 선교현장, 하나님의 활동 영역,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곳으로 속히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한국 교회는 스올의 배 속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것을 회계하고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경청해 다시금 신앙의 기본, 교회의 생명은 오직 성경, 구원은 오직 은혜, 오직 믿음으로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몸도 살찌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에 걸리듯 교회도 불필요한 군살, 지방을 제거해야 건강해질 수 있다. 체중을 줄여 건강한 교회로 다시 일어서야 할 때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가 유럽 교회들이 지나간 길을 걷고 있으며 점차 그 역동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버릴 것, 깨달을 것, 찾을 것, 추구할 가치를 잘 점검하고 하나님의 전적 개입을 다시 한 번 간구한다면, 유럽교회와 한국교회는 복음의 토양, 신앙의 토대가 다르므로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할 의무가 있다. 그 동안 세상적 가치로 교회를 이끌어 잘못된 권세와 신앙 성장을 방해해온 모든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내려놓을 때 다시금 하나님의 음성이 들릴 것이고, 잃어버린 영적 권위도 회복될 것이다. 그러한 영적 권위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선한 영향력이 생기며, 다시금 교회의 역할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과 잃어버린 영혼들이 돌아올 것이며, 한국교회는 참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교회로 거듭날 것이다. 

김철모 장로 / 부총회장ㆍ동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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