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원칙을 찾아서

목양의 원칙을 찾아서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인주 목사
2014년 01월 22일(수) 10:09

유다 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놓이자, 에스겔 선지자는 지도층에게 강하게 책임을 추궁하였다. 양 떼가 온 땅에 흩어졌는데 찾는 이가 없다고 한탄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친히 목자가 되시고 보살피실 그 날을 소망한다. 에스겔 34장의 이야기이다. 16절에서 그 회복의 원칙이 제시된다. 잃어버린 자를 찾으며, 쫓기는 자를 돌아오게 하며, 상한 자를 싸매 주며, 병든 자를 강하게 하여 정의대로 먹이겠다고 한다. 그리고 살진 자와 강한 자는 없앤다며 심판을 예고한다.

종교개혁시대에 마틴 부처(Martin Bucer)는 위의 본문을 토대로 목양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교회에 속하기는 하지만, 그리스도와의 사귐이 부족한 사람들은 '잃어버린 자'에 해당된다. 이들을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하며 친밀하게 사귀도록 하는 것이 목양의 첫 과제이다. 둘째는 '쫓기는 자'들로서, 세례를 받았으며 교회의 일원이지만, 자주 이탈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사랑으로 열심히 보살펴 잘못을 깨달으며 십자가의 사랑을 확인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상한 자'들은 교회 안에서 범죄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목회자는 이들을 회개하도록 하여야 한다. 영원한 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보살피고, 생명의 길로 인도하여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처벌하는 것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하도록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넷째, '병든 자'들은 신앙이 약한 사람들을 말한다. 십자가를 지는 것을 주저하며,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며, 성찬을 통해서 새 힘을 얻고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으로 이끌어야 한다.

본래의 선포 의도와는 다른 방향에서 해석되는 부분도 있다. 살진 자와 강한 자를 부처는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신앙으로 잘 성장하며 말씀을 신뢰하는 참 그리스도인들이라고 해석한다. 위에서 지적한 잘못되거나 부족한 사람들을 이끌고 도와줄 수 있는 정예 그리스도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모두가 한결같이 살지고 강한 양들이 되면, 크게 걱정할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목자의 근심도 덜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시에는 꿈같은 일이었다. 모든 신자들에게 공평하게 목양의 관심과 사랑이 베풀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우리 시대의 교육의 평준화, 보편적 복지혜택과 통하는 생각이라 볼 수도 있다. 교회를 구성하는 시민들 중에서 일부 사람들만 따로 모임을 만들고 그들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논리였다. 성직자 혹은 수도자들을 위한 수련 이외에는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시대의 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지 않은 갈등과 긴장 속에서 맞춤형 목회라는 개혁자의 꿈은 실현될 기회를 만나지 못하였다.
오늘의 교회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널리 퍼져 있고 활용된다. 오히려 도가 지나칠 정도로 교회의 의사소통이나 활동이 일부 헌신자들에게 집중되고, 종국에는 독점되는 것을 염려해야 할 때가 되었다. 살진 자와 강한 자는 어려운 형제자매를 돌아보고 저들을 위해 섬기며 살아야 할 책임이 있음을 다시 확인하고 싶다. 부처의 목회이론, 그 초심을 다시 살펴야 한다. 

김인주 목사 / 봉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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