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의 명상, '사랑이 많은 가정'

설날 아침의 명상, '사랑이 많은 가정'

[ 4인4색칼럼 ] 4인4색칼럼

이창연 장로
2014년 01월 21일(화) 15:00

사랑이 많은 가정은 거창한 계획 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미국 공화당은 선거 때만 되면 옛날 TV드라마 '월튼네 사람들'이나 '초원의 집' 주인공 같은 후보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려 애쓴다. 반면 민주당 인사들은 평등한 부부애를 과시하면서 가족을 위한 노동과 의료정책을 앞세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을 위시한 세계 어느 나라든 가족사랑은 삶의 제1순위이다.

지금 한국은 가족 위기 시대다.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세계 최고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다. 가족이라는 최소 공동체가 무너지면 나라의 선진화를 외쳐봐야 모래성 쌓기일 뿐이다. 영국 보수당은 "우리는 우리 당의 모든 정책에 대해 그 정책이 가정을 돕는가, 그렇지 않는가를 따진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는 안타까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허물어져 가는 가정의 모습이다. 이런 현실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가정의 모습이 아니다.

"내 딸은 서서 쉬를 해"라고 싱글 아빠가 말할 때 남편과 헤어진 싱글 맘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 된다. 자신의 아들은 유치원을 마칠 때까지 변기에 앉아서 쉬를 했으니 말이다. 서서 오줌을 누는 딸이나 앉아서 소변을 보는 아들이나 정체성이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30만 가구 가까이 되고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100만 가구나 된다고 한다. 한 학급의 30% 가량이 '한 부모 가정'일 정도로 한국 가정이 무너져 가고 있다.

제발 올해는 부모들이 이혼하지 않고 자식들과 함께 사는 가정이 늘어나길 바란다. 그래서 출산율도 높이고 교회도 유아반, 어린이반이 북적댔으면 좋겠다. 한 TV 대담에서 "전 드라마에서 가족 간에 다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며 방문 쾅 닫는 게 제일 부러웠어요. 단칸방이라 쾅 닫을 방이 없었거든요"라는 말을 들었다. 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킨십이라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옛날에는 단칸방에 살면서 한 이불 속에 여러 명의 형제들이 강낭콩처럼 엉켜 자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누며 살았는지 모른다. 아귀다툼으로 하루하루를 생존하던 사람들은 설이 되면 엄마 품을 찾아 안기는 아이처럼 서둘러 잿빛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달려간다. 유년시절, 설날이 돌아오면 낡은 운동화를 새 운동화로 바꿔 신는다는 기쁨에 밤잠을 설쳤고 헤진 곳을 꿰맨 헌 양말도 새것으로 갈아 신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설날을 앞둔 그 시절의 설렘과 기다림을 무엇에 비교하랴. 먹을 것, 입을 것이 부족했어도 행복하기만 했다. 설날은 온 가족이 모여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음식을 나눠먹고 가족의 결속을 다지고 존재를 확인하며 동질성을 느꼈다. 세계화 시대에 자랑할 만한 전통 트렌드인 셈이다.

올해도 수 천만 명이 대이동하는 귀성객 행렬이 이어진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랑이 많은 가정들의 대행진이다. 우리 어머니는 감기가 들어 열이 올라 보채고 우는 자식들을 업고 음정도 틀린 자장가를 부르며 얼러주고 여러 날을 밤을 지새우곤 하셨다. 그것이 지금에야 느끼는 엄청난 자식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명이 발달하고 물질이 풍요로워졌지만 과연 그 옛날 어려웠던 시절보다 사랑이 많다 할 수 있는가? 사랑이 많은 가정은 문명과 물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 갈 때 이루어진다. 가족끼리는 교만도, 오만도, 자만도 없어야 한다. 권위주의와 자존심과 체면보다 사랑을 앞세우셨던 예수님은 제자들 발을 씻기시고 종 되고 머슴 된 마음으로 온 인류를 사랑하셨는데 우리도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 속 내면의 마음으로 다지면 가족사랑은 끝이 없으리라. 

이창연 장로 / 총회 회계ㆍ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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