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분열 선택하나?

또 분열 선택하나?

[ 기자수첩 ] 기자수첩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1월 20일(월) 14:55

최근 예장 합동을 중심으로 한 보수 교단들이 '제4의 연합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장 합동 총회의 황규철 총무는 지난 6일 서울 대치동 총회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기총이 더 이상 보수 교단을 대표하지 못하게 된 이상 새로운 연합기구의 출범이 필요하다"며, 가칭 '한국보수주의교단연합'을 출범시킬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17일 창립총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미래목회포럼 등 교계 단체들이 새 연합기관 출범에 대해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하자 한기총과 한교연의 정기총회 및 신임 대표회장 선출 결과를 일단 지켜보고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다소 그 기세가 수그러든 모양새다.

예장 합동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교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WCC 제10차 총회를 주도적으로 이끈 본교단에 대한 앙금도 큰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지만, 한교연을 이미 본교단(예장 통합)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판단 하에 자신들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새 기관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연합사업에서 '내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욕심이 새 연합기관 창립에 숨겨진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의식있는 목회자 및 교인들은 제4의 연합기구 창립은 한국교회의 사분오열을 더욱 가속화할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는 예장 합동 내부에서도 또 하나의 연합 기구를 만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시각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0일 제4의 연합기구 설립 추진과 관련해 열린 미래목회포럼의 긴급좌담회에서 예장 합동의 정치부 서기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새로운 연합기구를 출범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을 모아 출범시키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교회 전체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모든 이들이 이 정도 대화 했으면 됐다 하는 정도로 소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때 진행해야 한다. 단지 힘이 있다고 밀어붙이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공감대'와 '소통'이 선행되지 않은 일은 반드시 탈이 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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