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동의 없길

침묵 동의 없길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1월 13일(월) 15:00

최근 열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총회 자료집을 보던 중 새삼 눈길을 끄는 회원들이 있었다. 바로 본교단 총회가 '예의주시'하라는 결의를 한 장 모 씨가 총회장으로 있는 예장 합동복음과 이 교단과 관련있는 선교단체들이 버젓이 회원 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몇몇 관계자들에게 이들을 회원으로 받은 경위를 물어 보니 뾰족한 해답을 들을 수가 없었고 다만 그동안도 회원들 사이에서 이 일로 논란이 있었다는 것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총회는 이들의 회원권에 대해서 어떤 안건도 다루지 않은 채 폐회해 버렸다. "함께 간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총회가 끝난 뒤 KWMA 직원에게 재차 물어보니 "이들 교단과 단체들이 한기총의 회원들이었기 때문에 KWMA에 가입한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한기총을 탈퇴한 만큼 회원교단들의 요구가 있을 때는 회원에서 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발언에 담긴 뉘앙스는 "할 수도 있다"였지 "하겠다"는 아니었다. 그것도 '회원들의 요구가 있을 때'로 한정했다. 다시 말해 회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KWMA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단순히 문제가 있는 교단, 단체들이 들어왔다 나가는 데서 이 일이 끝나서는 안된다. 제명을 하더라도 이들이 가입하게 된 명확한 경위를 파악해야 하고 또 필요하다면 당시 관계자들에게 책임도 물어야 한다. '은혜로 허입을 했고, 또 은혜로 제명을 시킨다'는 논리는 우스꽝스럽다. 물론 회원교단과 단체들도 문제가 있는 회원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침묵은 암묵적 동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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