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서 만난 예수님

카지노에서 만난 예수님

[ NGO칼럼 ] NGO칼럼

방은근 목사
2014년 01월 13일(월) 13:57

막장선교를 마친 후 월급을 모아서 어느 날 사북 동원탄광 입구에서 광부들을 위한 월요일 컵라면 선교를 하고 있는데, 필자와 함께 막장에서 일했던 광부가 "방씨! 전에 방씨가 일했던 그 자리에 광부가 탄에 깔려서 죽었어 자네는 하나님이 살려 줬나봐!"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필자가 죽었어야 할 그 자리에 나 대신 다른 불쌍한 광부의 비보를 듣고 한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서 나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한달을 보냈다. 금년 필자는 덤으로 사는 연 수가 19년이 되었다. 벌써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폐광과 더불어 2000년 10월 카지노가 들어섰다. 아름다운 정선이 인간 도살장으로 변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요란한 앰블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매일 울렸다. 광부들이 폐광으로 받은 생명과 바꾼 퇴직금을 카지노에서 탕진하고 산속에서 목을 맨 채 변사체로 발견되고 교회 옆 놀이터에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까지 현수막으로 목을 매어 자살해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적도 있었다. 어린이의 아버지는 카지노 도박꾼이었다.

카지노 선교로 방향을 바꾸어 객장 안팎으로 다니면서 전도지를 돌리면서 "자살하지 마세요! 엄마! 아빠! 도박하지 마세요! 예수 믿고 교회 다니는 것이 진짜 대박!"이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고함을 지르면서 다녔다.

카지노 선교를 하던 중 뜻 밖에 카지노 도박 자살 현장을 발견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국내 유일한 카지노 도박 자살 현장 사진을 찍는 특종을 건졌다. 수년 전 도박 추방의 날에 현수막을 통해 최초로 공개가 되었다. 그 이후 필자는 지역 사람들이 미워하는 역적이 되었다. '방목사는 카지노 문 닫게 해서 지역을 죽이는 살인자'라는 어이없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 딸(14년 전 교회 부근의 방치 6세 여아를 입양)의 가방을 열어 보니 테이블게임 카드와 모의 칩이 무더기로 나왔다. 딸에게 이유를 물어 보니 "아빠! 친구들이 커서 카지노 딜러 할거라고 모두 모여서 카드도박 연습을 해요!"라고 말했다.

수 년 전 도박중독 예방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도박중독자의 30%가 기독교인이란 통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충격이다! 주님이 주신 축복을 카지노에서 쓰레기로 버리다니! 카지노에서 "밤길 조심 하라", "죽여 버리겠다"라는 테러의 위협도 가해졌다. 사채업자는 "밤에 끌고 가서 땅에 생매장 시켜 버리겠다"고 했다. 친분이 있는 목사님이 카지노에 둘러 본 후 심각성을 깨닫고 가스총과 함께 정선경찰서 직인이 찍힌 가스총 소지 확인서를 선물로 보내 왔다.

생명의 위험을 느끼면서 본 회퍼의 모든 서적과 논문을 탐독했다. '나는 너무 편하고 보잘 것 없는 이천년 전의 바리새인 목사다 본 회퍼의 만 분의 일이라도 따라가자'라고 되뇌이면서 자신을 채찍질했다. 먼저 하루에 한끼만 먹는다. 주님의 뜻이라면 자신의 것을 포기한다.

노 전 대통령 재직 시 사학법 갈등이 있을 때 기독교재단학교에서 기독교육을 금지하는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 당시 예배시간에 카지노 노숙자가 필자의 머리를 밀었다. 머리를 깍는 이유를 설명하고 기독교 교육을 위해 합심기도를 부탁했다. 아내와 자녀는 수치감을 느꼈다. 노회 목사님 중에는 '미친놈'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러나 필자는 기뻤다. 기독교 교육의 필요성의 작은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 화요일 오후4시경 휴대폰이 울렸다. 포천 경찰서 수사 2팀장이 "방은근 목사님입니까? 한 시간 전 포천 만세교 부근 공원에서 변사체가 발견 되었습니다. 주머니에서 카지노 추수감사주일 주보가 발견 되었습니다. 카지노 자살 예방과 중독 치료를 위한 카지노 예배인데 아는 분인가요?"라고 물었다. 필자는 말했다. "혹시 보호자께서 시신수습을 원치 않으시면 제가 모든 장례를 책임지겠습니다."

'추수감사절 선물을 좀 더! 드릴 걸!' 아쉬움과 함께 눌물이 쏟아졌다. 오! 주님! 또 한 분의 천사께서 하늘나라로 가셨군요! 주님! 불쌍한 영혼을 받아 주소서!

방은근 목사/도박중독 상담자ㆍ태백중앙병원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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