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기독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평

제15회 기독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평

[ 제15회 기독신춘문예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1월 08일(수) 14:10
"비유와 상징이 절정에 놓일 때 여운 증폭됨 기억하길
당선작, 현대인의 황폐화된 심성 역설적으로 추적"

   
제15회를 맞은 기독공보 신춘문예가 연륜을 더해 갈수록 투고되는 작품들도 고르게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다수의 응모작품들이 어천정심(語淺情深)이나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시를 시 되게 하는 특질을 소홀히 여기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언어의 경제(經濟)'라는 말처럼 시는 '말하면서 숨기고 숨기면서 말하는' 비유와 상징이 절정에 놓이게 될 때 그 여운이 증폭됨을 기억했으면 한다. 선자(選者)들은 우선 12명의 작품을 1차로 추려낸 다음, 숙독(熟讀)과 논의 결과 '말(言)의 죽음'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말(言)의 죽음'은 현대인의 황폐화된 심성을 펼쳐 보인다. 일상의 언어 생활에서 '사랑'이나 '고마움' 같은 인간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내면의식의 흔적을 역설적으로 추적해간다. 우리 삶 속에서 사라진 사랑이 가식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사랑'이나 '고마움' 따위의 언사(言辭)는 "결국 모든 말이 죽었다"고 사망진단을 내린다. 사랑과 자비의 말씀을 몸소 행위로 보여주신 예수님의 참사랑을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시 속의 화자(話者)는 "너를 기다린다"고 오늘의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함께 응모한 작품들도 짜임새 있는 시적 형상화를 보여주고 있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가작으로는 논의 끝에 '꽃에 대하여'를 뽑았다. 길지 않은 시행(詩行)으로 언어의 절제를 살리면서 꽃의 존재론적인 시점(視點)을 드러내고 동시에 그것을 신앙적으로 승화시키는 시적 구성과 조탁(彫琢)의 솜씨가 놀랍다. 세상의 꽃이란 꽃은 아주 작은 꽃일지라도 하나하나 창조주의 완벽한 창조물로서 신성(神性)을 드러내고 그것은 또한 오직 한 분 예수님을 위한 존재이며 그 한 분은 또 꽃보다 '사람(우리들)'을 더 사랑한다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복음의 핵심을 담아내고 있다. '내 마음에 자작나무 숲이 있어' 등 함께 응모한 작품들도 전체적으로 고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서 시작에 대한 내공(內功)이 느껴진 점도 든든하게 생각되었다. '바늘귀'는 끝까지 선자들의 마음에 남은 작품이었다. 바늘귀를 중심으로 하여 시적 화자와 아내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로 이어지는 가족과 지상의 삶 나아가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 말씀으로 실을 꿰는(연결하는) 솜씨가 뛰어났다. 그러나 함께 응모한 작품들간의 편차가 다소 크다는 점이 다음 기회를 한번 더 보자는 결론을 내리게 하였다. 이 외에도 '감나무 전등' '고향' '결석(結石)' 등의 작품들도 선자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었다. 입상하신 분들께는 축하와 가일층의 분발을, 입상하지 못하신 분들께는 지속적인 습작을 부탁 드린다.
 
심사위원 박이도ㆍ권택명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