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전혀 코드가 안 맞아요

남편과 전혀 코드가 안 맞아요

[ 상담Q&A ] 상담Q&A

이영옥
2014년 01월 03일(금) 14:51

   
 
Q.남편과 나머지 여생을 즐겁게 보내고 싶은데, 전혀 코드가 안 맞아요.

60대 중년 부인.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충동적인 조울증 증세로 자살시도까지 한 적이 있다. 원가족 관계를 탐색해보니, 부모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 현재 자녀들도 결혼하여 잘 살고 있고, 그리 어려운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어떤 것을 상담목표로 잡고 싶은지에 대하여 물었더니, 남편과 전혀 대화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부부상담을 하면서, 결혼만족도를 측정하니, 아내는 최하수치, 남편은 중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 아내는 결혼생활이 죽을 만큼 힘이 든다는 아우성이고, 남편은 그런대로 별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A. 대화법 교육하면서 이런 질문을 한다.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취해야 할 태도는? 세 가지 중에 정답을 고르시오."

1. 내가 참고 만다. 2. 화가 나서 얘기한다(그러나 얘기하다보면 때론 부딪쳐서 관계가 더 힘들어질 때가 있다). 3. 내 심정을 '아이메시지(I-Message)'로 얘기한다.

정답은 당연히 3번이다. 그러면 그 다음 질문. "1번과 2번 중에, 더 나쁜 것은?" 이때 내담자들은 갈등한다. 재밌는 것은 이때 소위, 착한 내담자들은 2번을 선택한다. 그러면 그 다음 질문을 한다. "1번을 선택했을 때의 결과는?" 내가 병드는 것.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음. 2번의 결과는 비록 그 당시는 관계가 껄끄럽고 힘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입장을 알고, 마음을 이해하게 되어서 나중에는 문제가 서서히 해결될 가능성이 많다.

바로 이것이다. 무조건 참지 말고 말하라. 마치 압력밥솥의 추가 '칙칙칙' 소릴 내면서 돌아갈 때, 그 속에 있는 음식물이 알맞게 익는 것처럼 우리 속에 있는 스트레스와 불만들이 '칙칙칙'하고 건강하게 빠져나와야 건강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만일 이때 공기가 빠져나오지 않으면 나중엔 예상치 못한 엄청난 폭발력으로 인간관계를 파괴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고상하지도, 인내할 수도 없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하는 것에도 약간의 테크닉이 있다. 이 '칙칙칙~' 이 바로 'I-Message'이다.

나의 깊은 심정을 말하는 것이다. 이때 사실이나 문제를 따지거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유메시지(You-Message)'이다. 'I-Message'는, 단지 '내 심정'을 말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방학을 해서 집에 있으면서 온 방안을 어질러놓고 정리를 안 해서 힘든 엄마가 있다면 "야~! 너 이렇게 집안을 지저분하게 해놓으면 어떡해? 빨리 청소해~!"라고 말하기 보단, "네가 방안을 어질러놓고 청소를 하지 않으니 네 방을 볼 때마다 심란하고, 또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니 네가 기분 나빠하는 것 같아서 나도 속상해"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

한 번은 어떤 내담자에게 이런 일이 있었단다. 매사에 비교를 잘하는 친정엄마가 어느 날, 옆집 할머니네 손자가 공부를 잘 한다고 자랑을 하더란다. 처녀시절엔 대학비교, 결혼할 때는 누구누구네 신랑비교를 하더니만 이젠 남의 집 손자까지 비교해서 마음을 상하게 한다. 다른 때 같았으면 "엄만 왜 그렇게 비교를 잘 해? 우리 아들이 뭐가 어때서 그래?"라고 쏘아붙이겠지만, 깊이 생각을 한 후, 이렇게 멋지게 말했단다. "난 엄마가 그렇게 말할 때 왠지 내가 무능한 엄마인 것 같아서 마음이 슬퍼." 그 후에 친정엄마의 비교 잔소리가 기적같이 일체 멈췄다고 한다.

이영옥 / 가정사역자ㆍ우리들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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