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손을 잡아요!

우리 함께 손을 잡아요!

[ NGO칼럼 ] NGO칼럼

김철호 목사
2013년 11월 27일(수) 15:15

몇 해 전 여름 무렵, 40대 중반쯤 되는 이가 '민생네트워크새벽(이하 새벽)'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자신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 사람의 이름은 편의상 철수(가명) 씨라고 하겠다.
 
철수 씨는 어린 시절 생모가 재혼을 하면서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런데 철수씨는 장성한 의붓형제들로부터 말로 다할 수 없는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생모마저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러면서 철수씨는 무작정 집을 나와 서울로 올라갔다. 하지만 철수 씨는 천애고아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학벌도 없고 배운 기술도 없었던 터라, 중국집 배달원 등 알바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야 했다. 그러던 중에 철수 씨는 멀리 부산까지 내려가 자동차 정비공장에 취업을 했다. 철수 씨는 그곳에서 차량도색을 했는데, 경력이 쌓이고 월급이 오르면서 생활도 안정 됐고, 장래를 약속한 여자 친구도 생겼다. 그 후 철수씨는 작은 자동차 도색공장을 차려 사업을 시작했다. 그 동안 저축해 놓은 돈과 여자 친구의 돈 3000만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철수 씨의 사업은 그런대로 한 동안 잘 됐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외환 위기가 찾아왔고, 서민들의 경제활동 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철수 씨의 사업도 속절 없이 망하게 되었는데, 사업을 정리하면서 겨우 겨우 여자 친구의 돈은 돌려줄 수 있었다. 그렇게, 철수 씨는 빈털터리가 됐고 미래의 희망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그런 상황에서 여자 친구도 그의 곁을 떠나갔다. 
 
그때부터 철수 씨는 또 다시 혈혈단신으로 전국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철수씨는 대전에 머물게 됐고, 오랜 떠돌이 생활의 후유증으로 큰 병에 걸리게 됐다. 철수 씨는 대학병원에서 두어 차례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철수 씨는 모은 돈이 한 푼도 없는 상황에서 몇 개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10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를 물었다. 그러나 이후로도 계속 몸이 아프고, 돈벌이도 없는 가운데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철수 씨는 자살을 결심했다. 두어 달에 거쳐 수면제를 사 모은 후, 교외에 장소도 물색하고 자살을 결행할 날짜까지 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디데이가 됐다. 철수씨는 자살을 결행하기 위해 교외로 나가는 버스를 타려고 대전역 부근을 지나게 됐다. 그런데 6월 중순의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어떨결에 대전역 지하도로 내려섰다. 그리고 운명처럼 새벽의 민생상담 홍보를 접하게 됐다. 철수 씨는 새벽의 상담 홍보를 지켜보다가 '죽을 때 죽더라도 상담이나 해보고 죽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철수씨는 새벽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철수 씨는 상담을 통하여 개인파산면책을 받았다. 그리고 지자체에 수급자신청을 하고 수급자로 지정되었다. 이후 철수씨는 안정적인 치료를 받으며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게 됐고, 미래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이렇게 새벽에는 저마다의 기막힌 삶의 사연을 가진 내담자들이 찾아온다. 물론 저마다 살아 온 삶의 내력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오늘 우리시대 독점자본주의 시장경쟁체제의 피해자들이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강도나 다름없는 투기금융자본의 덫에 걸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이다.
 
이제 필자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직면해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 운동의 책임적 주체임을 자각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우리시대의 강도만난 이들과 다름없는 840만 저소득 및 취약계층 사람들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김철호 목사/민생네트워크새벽 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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