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갖자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갖자

[ 논단 ] 주간논단

김순권 목사
2013년 10월 02일(수) 10:53

지난 3~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36차 국제기독교공동선교회(CSI;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 총회에서는 박해받는 이웃을 다룬 프로젝트 중 특히 탈북자 문제가 첫날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인간은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셨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관점에서 탈북자들의 생존권 문제는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며, 북한 개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북한 주민의 탈북 현상은 사실상 사람답게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일어나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몸부림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탈북자 문제는 특별한 사안이라기보다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연한 일이다. 사치스러운 생각이나 말을 여기엔 결부시켜선 안 된다. 마땅히, 당장, 살려놓고 봐야할 일이다. 개인도, 교회도, 모두 이 일에 뛰어들어 먹일 일이 있으면 먹여주고, 그들의 살길을 안내해 주어야 한다.
 
지금도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어디에선가 방황하고 있을 탈북자들의 처참한 모습을 머리에 그리며, 교회가 그들을 도와야한다고 호소한다. 30여 년을 관계해 온 국제기독교공동선교회는 박해지역 선교를 실천하는 국제기구로 직접 이런 일에 참여했다.
 
1980년대 초 스위스에서 보았을 때 동독은 우리의 북한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형편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독 사람들은 그들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교회가 나서서 도와준 것이다. 그런 도움이 양쪽의 대화를 가능케했고 결국 통일의 물꼬를 여는 계기가 됐다.
 
때로는 동독으로 장사꾼을 가장하여 사람을 보내 도와주는 일을 실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유럽에서도 '동구권'하면 어딘지 어두웠고 사람들의 기본 인권이 짓밟히고 있었다. 소련을 비롯한 루마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동독이 심한 상태였다. 독일교회는 그런 어려운 장벽을 넘는데 용감했다. "유럽 교회들은 잘 안 모인다"고 해서 생명력이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과연 서구 교회들의 힘은 강했다. 특히 서독은 통일을 성취시키기까지 교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 정부가 못하고 민간 단체들이 못하는 일을 교회가 해낸 것이다. 우리식으로 보면 탈북자 문제를 해결한 주인공이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필자가 가장 마음 아픈 것은 탈북자들에 대해 중국은 물론 같은 민족인 남한 사람들까지도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여기엔 정치적인 입장도 미묘하게 깔려있다. 중국은 아직도 정치적으론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다만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핵을 부정하고 있는 점은 우리가 남북의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보탬이 된다고 본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 점을 확고히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지금까지 경제 교류만을 북한보다 우리에게 더 가까이 하려던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물론, 핵없는 한반도를 지키는데 그 어느 때보다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우리는 중국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관계는 잘 유지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결구도 속에 있는 중국에게 이용만 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권 차원에서 탈북자들을 보는 중국의 시선에 주목하자.
 
탈북자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끔 탈북자들이 외국 영사관으로 들어갔는데도 그들의 희망이 성사되기까지는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한다. 모두 정치적인 관계들이다. 인간의 기본 권리인 생존에 관한 일인데도 중국에선 그런 상식적인 일도 정치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경우라도 탈북자 문제는 인간 생존권 차원에서 교회가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김순권 목사/경천교회 원로ㆍCSI스위스본부 이사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