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을 넘어서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을 넘어서

[ 논단 ] 주간논단

장주옥 집사
2013년 08월 21일(수) 09:15

복음이 세상에 퍼진 것은 인간적 관계 초월했기 때문
 
우리 사회 곳곳에서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으로 인해 진정한 소통과 신뢰가 방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신문, 방송 등과 같은 미디어에 간혹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어느 학교 출신, 특정 지방 출신 등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의미에서 이야기되곤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종종 이런 문제로 수군거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특별한 인연으로 인해 득을 보려는 사람, 또한 이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수군거림 말이다.
 
나는 충청북도 음성에서 태어났다. 10살 때 서울에 올라와 초, 중, 고, 대학 시절, 20여 년을 살았다. 결혼 후 성남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지금껏 30여 년 경기도민으로 살고 있다. 아내는 전라남도 장흥에서 출생해 나와 비슷한 시기에 서울로 올라와 서울 사람으로 살았다. 그리고 첫 딸은 성남에서, 둘째 딸은 청주에서 막내 아들은 대전에서 출생했다. 사위는 부산 출생이며, 손자 손녀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한 집안, 한 가족임에도 모두가 출생지가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한 가족이라는 것이다.
 
물론 특별한 인연은 소중하다. 그들만이 간직할 만한 가치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특별한 인연만을 이유로 '끼리끼리'의 문화가 형성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끼리끼리' 문화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배격하므로써 나와 내가 속해 있는 조직, 더 나아가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다. 그들은 남을 이기기 위해서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겠지만 결국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것이다. 우리 모두는 다양성을 지닌 가치 있는 인격체다. 인간의 가치가 어떤 특별한 연이 없다는 이유로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특별한 혈연, 지연, 학연은 없지만 부인 할 수 없는 분명한 공통점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이다. 우리 가족이 출생지는 모두 다르지만 한 가족이듯 말이다. 각자의 출생지가 달라도 한 가족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사랑하듯 같은 국민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면 어떨까.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예루살렘과 유대를 넘어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복음을 허락하신 예수님 때문에 우리는 구원의 은혜를 누리고 있다. 만일 예수님이 예루살렘과 유대만 복음이 전해질 특별한 곳으로 고집하셨다면 우리는 지금의 은혜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예루살렘과 유대를 넘어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신 예수님처럼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을 넘어서 서로를 나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여기며 다름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적어도 사회에 보다 따듯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는 명령을 "혈연, 지연, 학연을 떠나 네가 있는 곳에서 너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루라"는 현시대적 의미로 바꿔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장주옥/할렐루야교회 안수집사ㆍ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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