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와 말하기

듣기와 말하기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조재호 목사
2013년 08월 13일(화) 17:17

아프리카 수단에 딘카족과 누에르 족이 있다. 이 두 부족은 8년간에 걸쳐서 전쟁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삶의 터전들이 파괴되었다. 누군가가 중재를 해서 두 부족의 파괴적 적대행위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로우리 선교사는 두 부족의 평화 관계를 맺도록 중재하고 돕기 위해 수단으로 갔다. 그 전에도 다른 나라에서 온 몇몇 중재팀이 있었으나 번번이 허사였다.
 
로우리 선교사는 두 종족을 중재할 때, 시간에 따라 일을 처리하려는 서양의 방식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아침 9시에 회의를 시작, 점심 때 잠시 정회를 한 다음, 다시 저녁 5시까지 회의. 그들에게는 이렇게 진행하는 방식이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선교사가 발견한 방식은 이런 것이었다. 일단 한 부족의 족장이 말을 시작하면, 상대 족장은 아무리 말을 하고 싶어도 꾹 참고 중간에 말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상대편 족장에게 차례가 돌아오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말을 하지 않고 가로막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두 족장은 그 어떤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만큼 말을 할 수 있었다. 상대편 족장이 시간을 얻어 말을 하게 되면 서로 언쟁을 벌이지 않고 들어주기만 하는 것이다.
 
두 족장은 차례대로 자기 부족 사람들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희생을 당했는지, 가족들은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었는지, 모든 것을 털어 놓기 시작했고 그런 고통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꼬박 3일간 진행되었다. 결국 3일이 지난 후 두 부족은 화해에 이르게 되었으며 로우리 선교사에게 진심어린 감사도 하게 되었다. 8년간의 고통의 전쟁이 끝나게 된 것이다.
 
성경은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를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약 1:19)고 가르쳐 주신다. 사람들은 듣기를 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익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듣기는 시간이 오래 걸려 지루하다는 것이다. 둘째, 듣기만 하면 약한 사람, 결정력이 없는 사람, 우유부단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셋째, 듣기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이 정리되어 있지 않고 뒤죽박죽 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의 말을 듣게 된다. 넷째, 듣기만 하며 자칫 말하는 사람의 그 말에 동의했다고 여겨지기 쉽다. 다섯째,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계획이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듣기는 말하기보다 중요하다. 특별히 교회의 지도자는 듣기 근육을 적극적으로 훈련하고 사용하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조재호 목사 / 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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